남녀&부부이야기

교사 아내와 살면 이런 점에서 무척 피곤합니다

71년생 권진검 2012. 3.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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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방송에서 늘 여자 배우자감 1위가 교사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무원 중에서도 교육공무원인 교사가 인기가 있는 이유는 방학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언감생심, 공부잘하는 학교에서 애들 가르치느라고 주5일 수업은 남의 나라 이야기고,
겨울방학과 여름방학 합쳐서 10일도 안됩니다^^

여기에 교사를 아내로 맞으면 이런 점(?)에서 아주 피곤합니다.
아래의 상황을 전국에 있는 남편들 중에 교사인 아내와 사는 형제(?)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3형제(?)를 키우는 교사 아내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느라....무조건 가르칠라고 합니다.
말투도 남편에게 하는 말투가 아니라...........무슨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하는 그런 말투입니다.

남편인 저는 36살차이 띠동갑 첫째 아이의 형입니다.
막내까지 있으니 남편인 저는 3형제 중의 큰형입니다^^

짧게 한마디하면 되걸............이건 저렇고 저건 이렇고.....어린이집도 아니고.....
가끔 반항하면서 한마디 합니다.
"여보......나....당신 아들 아니야"

그때서야 자각이 든 아내 왈,
"어머....미안해....알면서~~~"


유난히 더 심한 우리집 교사 아내


말이 필요없습니다.
장인어른이 40년 넘게 교사생활 하시다가 교장으로 정년퇴직하셨습니다.
그 막내딸이니....뭐....인정합니다.

또한, 오랜 유학생활을 한 아내인데, 저와 결혼하기 전까지 어린 룸메이트 동생들과 함께 살아온....안좋은(?) 전력이 있습니다.

얘들아.......인생이란 이런 거다.
얘들아......해외유학이라는 것은 이런 것이다.
얘들아......언니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을 얻어먹는다.
초짜 유학생 동생들...집얻어주고, 보험금 타주고, 통역해주고.....철저하게 사감노릇을 했던 그런 시절까지.

남편인 저에게는 반갑지 않는 것들이죠.


사자...시켜먹자....그러면 될 것 가지고...


마트에 가서도 제가 먹고 싶은 것이 있어 "이거 사자" 그러면,
"먹고 싶어?"...어린 아이에게 말하듯 이렇게 물어봅니다.
무슨 6살 첫째도 아니고........그래 사자.... 하면 될껄...

주말에..... 짜짱면에 탕수육 시킬까?....이러면...
"왜...먹고 싶어?"......이럽니다.

하늘과 같은 남편이 이야기를 하면, 알아서 기면서 장바구니에 담거나, 말없이 중국집에 전화다이얼을 돌려야지.....
웃으면서 뼈있는 한마디를 아내에게 날립니다
"또또또.....또 그런다"

머쩍은 아내 왈,
"아....미안해~~....안그럴께"^^


바로 아래 동생(?) 6살 첫째 아이의 반란


"우리집의 왕은 아빠다"......첫째 아이의 좌우명입니다^^

가끔 아내가 "오빠"...이렇게 부르면,
아이가 바로 태클을 겁니다.
"엄마, 오빠가 뭐야 여보지"^^

아내에게 자주 말합니다.
"나중에 첫째가 조금만 더 크면....엄마 구박하기 시작할꺼다...우리집 왕에게 왜 어린이집 선생님이 하는 말투로 말하냐고..."


사실은 제가 아내의 스승입니다.


사실은 제가 교사인 아내의 정신적 지주이자 스승입니다.
오랜 유학생활로 정체성이 흔들리고 고민하고 있을 때 나타난 백마탄 기사였죠.

결혼 후, 아내에게 한국의 교원자격증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1~2년을 지켜본 결과, 선생님 이외에는 할 것이 없는 그런 아내였죠.
아니....선생님이....천직인 것이 확실했습니다.

외국에서 법률계열에 있는 아내를 설득해서, 한국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역을 권유하고 각종 절차를 알아보고 서류작업까지 도와주었습니다.

가끔 아내에게 말합니다.
"돈벌어서, 변호사 시켜줄께...한국 변호사가 될래.....미국 변호사가 될래...캐나다 변호사가 될래....아니 이젠 하나만 있으면 이나라 저나라에서 모두 업무를 볼 수 있는 세상이다. 하고 싶으면 도전해 봐"

아내가 정색을 합니다.
"아니야....내가 생각해도 나는 천상 선생님이 천직인 것 같아....고마워 여보" 


선생님의 선생님



어제는 통신회사 직원이 작은 로보트하나를 가져와서 집에서 시연을 했습니다.
과연 아이들에게 유익할 가능성이 얼마나 있나....이리저리 고민했습니다.

두번째 방문이라 아내가 교사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 그분이 갑자기 저에게 하는 말,
"혹시 교수님이세요?"

아내가 대답합니다.
"선생님(아내)을 가르치는 선생님(남편)이예요"^^

아저씨는 갸우뚱^^


그러면 뭘해......


내일이면 또........"라면이 먹고 싶어?.....끓여줄까?..." 어린이집 모드로 돌변할텐데..

우리집 왕이 라면 먹고 싶다고 하면,
그냥 묵묵히...뒷걸음질 치면서.....고개숙인채.......주방으로 가서.......말없이..계란....안터지게....면발 꼬돌꼬돌하게 잘 삶아서....진상하면서,

"전하....수라상 대령입니다"..........이래야지^^

기분 좋을 때만....전하..전하..전하...이럽니다.
아내 말투 고치는 것을 포기한지.......7년이 다되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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