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일상이야기

당신은 언더독입니까? 아니면 탑독입니까?

71년생 권진검 2012. 10.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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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 엄마는 투견에게 물린 어린 자식을 구하기 위해서 허벅지살이 뜯기는 부상을 입으면서 딸 아이를 구해냈다는 뉴스를 만들어 냈습니다.

개관리 엉망의 미친 대한민국, 언제 개선진국이 될 지 참 아득합니다.

개관리 좀 잘합시당~

언더독(Underdog), 투견장에서 밑에 깔린 개, 상대적 약자를 의미합니다.

탑독(Topdog), 투견장에서 위에서 짓누르는 개, 즉 우리사회에서의 절대 강자를 말합니다.

용어가 막연하고 어려우니까, 요즘 잘나가는 프로야구를 통해서 그 개념을 한번 잡아봅니다^

쉽게 말해서 이번 가을야구에서 정규리그 4위에 불과한 롯데가 두산에 이어 SK마저 누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탑독격인 삼성 라이온즈와 일전을 치르는데, 이 경우 롯데가 바로 상대적 약자이자 언더독의 위치에 서게 됩니다.

뭔말이고 허니...

 

20년 전, 1992년 언더독 롯데 자이언츠의 기적

 

 

지금으로부터 딱 20년 전인 1992년 롯데는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칩니다.

롯데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을, 플레이오프에서 해태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합니다.

상대는 41홈런의 거포 장종훈의 빙그레 이글스.

당시 정규리그 최다승 81승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빙그레는 탑독이었죠.

정규시즌에서의 상대전적도 5승 13패로, 롯데는 그냥 준우승에 만족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부산팬들은 기적을 노래하고 있었고, 롯데팬이 아닌 다른 야구팬들도 롯데를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절대 강자에 대한 반감, 그리고 상대적 약자인 언더독에 대한 연민은 꼭 프로야구가 아니더라도, 각종 스포츠 경기에서 우린 약자가 강자를 꺾고 기적을 일으키길 희망하며 응원하는 것이 태반입니다.

축구에서 이름도 모르는 나라가 브라질을 꺽는다면, TV를 보고 있는 축구팬들은 원지 모를 카타르시스를 느끼면서 받는 것도 없이 부자가 된 기분이 드는 것이 이 언더독 개념의 핵심입니다.

좌우간, 당시 불가능에 가까웠던 롯데는 탑독 빙그레마저 제끼면서 사상 최초로 준플레이오프 진출팀이 한국시리즈의 우승을 거머지는 신화를 썼씁니다.

절대 강자를 상대적 약자가 눌러버린 통쾌한 사건 중에 하나로, 올해 4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한 롯데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정규시즌 3위 두산을 꺾고, SK와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중이고, 일찌감치 1위를 굳히고 기다리고 있는 절대강자 탑독 삼성은 여유를 부리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과연 20년 만에 언더독 롯데의 기적은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사회적 약자인 언더독, 그들은 왜 열망하는가?

 

 

야구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이렇습니다.

역전승의 꿈을 꾸던 상대팀 벤치는 삼성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 선수가 나오면 고개를 떨굽니다.

"아...오늘은 졌다"^^

게임은 재미가 없어지고, 탑독에 해당하는 오승환 선수는 삼성에 1승을 가볍게 보탭니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이자 언더독에 해당하는 일반 서민들이 퇴근 후 대포집에서 막걸리를 한사발 하면서 열광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오승환 선수가 끝내기 역전홈런을 맞은 것이죠.

대구팬이 아니라면, 전라도도 경상도도 아니 전국구에서 같은 언더독인 사람들은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사회적 약자, 언더독들의 정신적 연대가 형성되는 것이죠.

우리도 할 수 있다.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왜...나는 나니까...

언더독들의 심리상태는 바로 이런 것입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그리고 안철수 현상

 

 

저는 이렇게 보고 싶습니다.

빅뱅 등 아이돌 그룹이 K-POP이란 한류로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권 국가를 열광의 도가니탕으로 만들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몇 안되는 두개의 군번은 가지고 있는 가수 싸이.

데뷔시절, 얼굴 안보고 싸이의 영입을 관철했던 당시 소속사 사장은 공항에서 미국에서 입국한 싸이의 얼굴과 몸매를 보고 대책회의를 열고 깊은 한숨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고 합니다.

서태지스타일일줄 알고 스카우트를 했는데....싸이의 외모와 얼굴....아..망하라는 것인가?^^

그러나, 가창력도 떨어지고 각종 구설수의 주인공 싸이는 2012년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로 아시아권이 아니라, 북미와 유럽대륙을 평정했습니다.

나도 할 수 있다......언더독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하나 뿌립니다.

그리고 안철수 현상.

절망의 20대 대학생들에게 안철수 전 교수는 희망을 이야기했습니다.

성공한 벤처CEO로서, 실전경험 풍부한 대학교수로서 안철수 교수는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다는 꿈을 이야기했습니다.

사회적 약자인 언더독들과 나누기 위해서 안철수 재단을 만들고 사재를 털어 그들과 함께 공유한다고 합니다.

완전 우리편.

정치판도 바꿔달라.

안철수 전 교수는 이젠 무소속 대선후보 안철수로 변신하고, 여전히 여론조사 1위의 유력 정치인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싸이는 언더독이고, 안철수 교수는 언더독들의 멘토가 되는 셈이죠.

 

그럼 나는 언더독인가? 탑독인가?

 

 

내가 언더독인가? 탑독인가? 에 대한 대답은 국적, 나이, 성, 직업에 따라서 모두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한국사람들은 일본사람, 중국인에 비해 자신이 언더독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일본은 일찍 선진국이 되었기에, 중국은 다같이 못사는 사회주의였기에, 한국만큼 개천에서 용이 나는 갈망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합니다.

두가지 질문이 던져졌답니다.

"나는 다른 사람에 비해 약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나는 다름 사람보다 열정의지가 강하다고 생각한다"

두가지 질문에서 모두 평균 3점이 넘으면 언더독 성향이라고 합니다.

만점은 5점입니다.

한국인은 약점에서 3.32점, 열정의지에서는 3.34점.

소위..나도 개천에서 용되고 싶다는 언더독 성향이 유난히 강하다는 것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기득권이 결정되어 있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의 경쟁이라는 단어는 출생부터 시작됩니다.

아니...뱃속에서부터 태아보험, 태교영어가 시작되는 나라이죠.

여러분은 지금 어떤 상황에 있나요?

혹시 금숟가락 물고 태어나셨나요?

자식들의 학원비, 대출이자, 저축은 커녕, 노후에 무료급식하는 탑골공원행을 준비하고 있나요?

 

나의 약점, 정치적으로 풀어보면 언더독들의 마음은 다음과 같을 수 있습니다.

 

 

약점은 곧 심한 콤플렉스로 삶에 투영되기도 합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세종의 형 양녕대군의 후손으로서 구세주 콤플렉스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내가 국가를 위해 어머어마한 일을 해야 한다....미국 유학도 다녀오고...김구가 아니라 내가 대한민국의 구원자가 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됩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가난 콤플렉스가 있습니다.

새마을 운동, 산업화....따로 설명이 필요가 없습니다.

굶주린 대한민국을 따뜻한 쌀밥을 먹을 수 있는 나라로 만들고, 더 부강한 나라로 만들겠다는 신념 때문에 유신을 감행하고 결국 그 콤플렉스 때문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됩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선두 콤플렉스가 있다고 합니다.

학창시절 두각을 나타내지, 1등을 해보지 못했기에 그는 무조건 1등...하나회도 만들어 짱먹고, 결국 12.12사태를 통해 선배님들을 무릎 꿇기고 청와대의 주인이 됩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Only Me 컴플렉스의 소유자입니다.

김 전 대통령의 아버지께서는 어린 영삼이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생선의 살코기....이건 내가 먹겠다...너희들은 앞으로 먹을 기회가 많을 것이다"

아버지가 대통령을 만든 것이죠.

중2 때, 책상 위에 "미래의 대통령 김영삼" 이렇게 써놓았다고 합니다.

결국, Only Me...내가 아니면 안되기에 안되는 상황에서도 밀실 야합으로 기어코 대통령의 자리에 오릅니다.

권위주의가 극치에 달해,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만든 하나회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고 문민정부의 위상을 떨칩니다.

온리미...하늘아래, 두명의 왕은 없다....뭐 그런 논리죠.

손가락 한번 꾸~욱 누르고 계속 되시게요^^

김대중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아시다시피 두분은 모두 상고 출신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목포상고를,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산상고를 나왔죠.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학력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답니다.

초, 중학교 때 공부를 무척 잘했는데....최종 학력이 고졸이죠.

너무 억울한 상황이 아닐 수 없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 경제, 문화 등에 대한 해박함은 세상이 다 알죠.

학력 콤플렉스는 독서 등 공부로 극복했기 때문입니다.

묘한 열등감이 있었기에, 찍어낸 듯한 엘리트들을 멀리 했고, 학벌, 출신보다는 실력있는 사람을 중용하는 등 국정 전반에 있어서 긍정적으로도 작용한 듯 싶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소위 마이너리티 콤플렉스라고 합니다.

항상 주변인이었다는 것이죠.

2002년의 기적과 같은 승리로 대통령이 되지만, 거대 기득권층에 저항하였기에 힘이 많이 부쳤습니다.

남들 호강하며 공부할 때, 움막에서 사법고시 공부하고, 남들보다 오래 걸렸고, 판사생활도 일찍 접어야 할 만큼 주변인으로....마지막 대통령 경선에서도 그는 마이너리티의 대명사였지만 하늘은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습니다.

특권, 반칙이라는 말을 유난히 좋아했던 그에게서 이런 콤플렉스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분의 유산으로 남은 친노세력 역시, 현재 마이너리티로 전락하고 공격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조선의 부흥과 개혁을 꿈꾼 군주, 광해

 

 

영화 광해는 픽션, 저는 지금 실화인 광해군에 대한 역사서를 읽고 있습니다.

광해는 임진왜란을 아버지 선조와 함께 겪고 백성들을 하늘처럼 섬기는 왕이 되기를 다짐합니다.

유토피아..大同.....그가 꿈꾸던 개혁의 희망은 탑독인 기득권층에 의해 벌어진 쿠데타 인조반정으로 연기처럼 사라졌습니다.

광해군은 적통 콤플렉스을 평생 앓고 살았습니다.

엄마가 중전이 아니었죠.

적자가 아니었고 거기에 또 차남이었습니다.

나중에 어린 새엄마 새중전에서 적통인 이복동생도 태어납니다.

그래도 아빠 선조는 어렸을 때부터 영특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광해군을 세자로 책봉합니다.

그리고 결국 왕위에 오릅니다.

처음부터 광해의 세자책봉을 반대했던 명나라는 임진왜란때 파병해서 살려줬는데....적통이 아닌 끄나풀이 왕이 되었다고 콧방귀로 대답했습니다.

결국, 광해군은 적통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형제들을 척살하고 맙니다.

또, 명나라에게 시위하기 위해서 거대한 토목공사인 궁궐을 마구 짓기 시작합니다.

위엄을 보이기 위해서 말이죠.

평생 단 몇일도 궁궐밖에 안나가던 일반 왕들과 달리, 광해군은 임진왜란으로 수년간 전국방방곡곡을 돌아다녔습니다.

백성이 어디가 아픈지 모두 알고 있었다는 것이죠.

또한, 명나라와 후금 사이에서 탁월한 외교정책을 펼친 군주라고 극찬을 받을 정도로 외교적 감각이 뛰어난 왕이었다고 합니다.

왕이라는 자리로 보면 그는 탑독이었지만, 그의 내면 세계는 언더독 한마리가 어두운 표정으로 자리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2012년 10월, 지금의 대한민국

 

 

중국의 동북공정, 남북문제, 한일문제 등 신동아시아 패권정치상황 속에서, 그리고 파탄난 국내외 경제상황속에서 우리는 어떤 군주를 선택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2012년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영화 광해가 천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

첩에 몸에서 태어난 조선의 군주 광해.

대한민국의 부흥과 개혁을 위해 광해와 같은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데.....누굴 뽑아야 할 것인지....그것이 문제입니다.

언더독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사는 대한민국,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약점을 극복하고 열정과 의지로 인생역전을 꿈꿀 수 있는 대한민국, 언더독의 등에 꽂힌 탑독의 발톱과 이빨을 제거할 수 있는, 2마리의 맹견에게 물려 끌려가는 딸 아이를 구하기 위해서 허벅지살이 뜯겨질 정도로 물렸음에도 불과하고 딸아이를 구해낸 그 엄마의 마음과 같은 지도자는 없는걸까요?

이 질문에 "접니다" 라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진정성과 맞춤공약을 선보이는 후보가 내년 청와대의 주인이 될 것입니다.

글고, 당신은 언더독입니까? 탑독입니까?

너무 뻔한 질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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