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정치이야기

안철수와 문재인의 부산, 그리고 PK의 표심

71년생 권진검 2012. 9. 30.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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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부산에 그 근본을 두고 있는 정치인임을 밝히고 포스팅을 시작합니다.

지난 목요일.

전라남도 논두렁에서 벌어진 성당 소공동체 모임 뒷풀이에서 벌어진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을 둘러싼 명량한 정치이야기.

전라도 광주 3년차이자 40대 초반의 저는 완전 막내.

뼈속까지 호남이요, 아직 5.18의 아픔으로 눈물을 글썽이는 50대 후반에서부터 70대까지 이르는 인생 선배님들의 최근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의 대선이야기를 조용히 경청해 보았습니다.

전라도의 라이벌인 경상도가 남북으로 분열되었다는 것.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의 텃밭 부산에서 29.9%의 득표율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우뚝 섰습니다.

전 사실 40%이상 득표를 했을 줄 알았는데....저렇게 미미한 지지율로 선거에서 이겼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경상도는 소위 대구경북이라는 TK와 부산경남이라는 PK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12년, 국내외 상황이 거의 최악인 상태에서 벌어지는 대통령의 선거에서 부산을 중심으로 하는 PK의 민심은 어떻게 형성되고 표로 연결될까요?

 

지난 4.11 총선에서의 부산의 민심

 

 

배수진을 치고 낙동강 전투에 임했던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는 몇석 건지지 못한 4.11 총선으로 다소 아쉬운 패배를 안겨주었습니다.

거봐....부산....안돼...

우리가 남이가...논문표절 의혹으로 시끄러웠던 문대성 의원도 PK 부산에서 당선이 되고, 제수 성추행 논란이 된 TK 포항의 김형태 의원도 무사히 여의도에 입성했습니다.

전라도 친구도, 경상도 친구도 여럿 있는....당시 이들을 끝까지 밀어주고 성원했던 경상도 사람들에게 아주 정나미가 떨어진 서울출신의 한사람으로 저는 존재했었습니다.

깃발을 꺼꾸로 박아 놓아도 누워서 당선이 된다는 민주당의 광주와 그리 달라 보이지 않았죠.

그러나, 주목할만한 변화의 조짐을 엿볼 수가 있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0년 전인 2002년에 29.9%의 저조한 득표율로도 대통령 선거에서 이겼는데, 저번 4.11 총선에서 범야권은 부산에서 40.2%의 높은 득표를 보였습니다.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도 떨어졌던 범야권의 후보들이 많았다는 증거이죠.

지금은 4.11 총선 당시, 크게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안철수 후보가 혜성처럼 나타났고, 고향인 부산을 등에 업고 무소속 후보로서 부산의 민심을 더더욱 새누리당에 불리하게 만들어가는 형국입니다.

한나라당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새누리당으로 다시 태어난 거대 보수여당, 과연 부산에서 끝까지 변함없는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요?

 

PK의 대부 김영삼 전 대통령과 장남 김현철 전 부소장

 

 

평소에는 돌출발언으로 쓴소리를 많이 듣는 다소 다혈질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선거때만 되면, 상한가를 치는 우량주로 돌변합니다^

부산, PK의 대부이기 때문이죠.

남북으로 갈라진 것처럼 보이는 경상도의 TK와 PK.

대구경북의 TK에서는 젊은 사람에게도 신으로 존재하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대선후보로 확정이 되자마자 김영삼 전 대통령을 예방합니다.

에이...총선에서 YS의 장남이자 집권시 소통령으로 전권을 휘둘렀던 김현철 전 부소장을 공천해 주지.....YS는 당시 장남의 공천탈락으로 독기를 뿜었고, 김 부소장은 아예 새누리당을 탈당했습니다.

떨떠름한 표정으로 박근혜 후보를 맞이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 하는 말...."하여튼....잘해 보시오"^^

기자들의 짓궂은 요청으로 문재인 후보를 한아름 안아 주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망인 이희호 여사가 했던 말과는 온도차이가 확연합니다...."꼭 당선되셔야 합니다"

 

YS의 장남은 얼마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합니다.

 

 

PK에서 새누리당이 많이 고전하고 있고, 사실상 박근혜 후보는 이번에 힘들지 않겠냐는 대선전망을 내놓았습니다.

PK는 부산, 울산을 포함한 경상남도를 일컫는 말이죠.

아주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가을전어같은 미세한 가시가 돋혀있는 듯 들렸습니다.

아들까지 대통령을 만들겠다는 YS의 꿈을 짓밟듯이 장남 김 전 부소장을 공천에서 탈락시킨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짙은 원망감이 두 부자사이에서 감지됩니다.

김현철 전 부소장은 이런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합니다.

"역대 대선에서도 그랬듯이, 아마도 이번 대선에서도 아버님의 역할이 중요한 관전포인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버님은 PK의 대부이시니까요..."

아...박근혜 후보....참 여러가지로 힘들어 보입니다.

곧...부산의 아들 안철수 무소속 후보도, 부산의 형님 문재인 후보도 김영삼 전 대통령을 예방할 수 밖에 없는데, 박근혜 후보를 맞이했던 씁쓸한 표정이 아니라, 활짝 웃으며 이들은 반긴다면.....결승전이 이미 게임오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저 위의 전라도 논두렁에서 벌어진 명량한 정치이야기의 일부분이었습니다.

 

아직 박근혜 후보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부산을 수성하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의 결과는 이렇습니다.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3자 대결에서 부산 유권자들은 박 후보에게 52.5%, 문 후보에게 18.7%, 안 후보에게 25.5%의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을 합하면 지난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지역에서 기록한 득표율을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10년 전인 2002년 당시 부산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66.7%를 득표한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득표율은 29.9%에 그쳤다.

지금의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합은 노무현 전 대통령 때의 득표율보다 14%포인트 높은 것이죠.

지금 선거를 치른다고 하더라도, 박근혜 후보에게 힘든 상황이 연출된다는 논리가 YS의 장남이 얼마전 했던 인터뷰 뉘앙스, 그리고 이러한 여론조사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좀 숨이 차기 시작합니다.

손가락 한번 눌러주고 계속 보시죠^^

왜, 부산의 민심이 변하고 있을까?

 

 

애써 나는 이명박근혜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박근혜 후보의 주장과는 달리, 현정부의 TK중심의 인사정책, 영남권 신공항 좌절, 울부짖었던 부산저축은행 사태, 허탈한 MB의 레임덕이 한가지 원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새누리당의 전신이자 이명박 대통령이 아직 당원으로 남아있는 집권 여당에 대한 배신감인 듯 하죠.

거기에 소위 대구경북 TK의 폐쇄성에 대한 PK의 반발......경상도가 남북으로 갈리고 있다는 정황이기도 합니다.

6살, 4살 두 아이들과 저에게 돌림자를 강요하고 경북에 본을 두고 있는 저희 종중.

아예 경북의 한고장을 수백년동안 통치하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만난 어떤 분이 그러시더라구요.

그 동네에서는 그놈의 성씨가 아니라서.....수도권으로 일찌감치 피난해서 정착해서 살고 있다고요^^

 

이런 폐쇄성은 영남이라고 일컫는데서 비롯됩니다.

 

 

영남이란 경상도의 별칭으로서, 경상남도·경상북도 2도를 합쳐서 부르는 말이며, 소백산맥 중의 조령(鳥嶺), 추풍령(秋風嶺), 죽령(竹嶺)의 남부지방이라는 뜻이다.

크고 작은 언덕배기를 뜻하는 영(嶺) 둘러싸인 폐쇄성.

예전에 패륜을 일삼거나, 마음에 안드는 조선의 왕이 좌의정, 영의정에 봉하노라 하고 교지를 내려 보내면, "아이고, 엿먹으세요. 너나 잘하세요" 하고 거절하고 고향에서 후학을 가르치며 일생을 보낸 대쪽같은 선비들이 많은 곳이 영남이기도 합니다.

그 곤조와 역사와 전통은 똘똘 뭉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옹립했던 호남사람들 못지 않습니다^^

이거...종중에서 파문당하고, 호족에서 튕겨져 나올 지 모르는 발언이지만, 똑바로 있는 입으로 바른 말을 해야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아빠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정도 되면, 제가 하회마을이 있는 지방의 모 성씨인 것을 눈치채실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냉랭한 부산사람들은 이런 폐쇄성을 지적합니다.

"박근혜 후보는 '친(親) TK' 성향이 강해 신뢰가 가지 않는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부산 출신인데다가 전형적인 정치인들 같지 않고 신선해서 마음에 든다"

새누리당의 재집권 프로젝트에 빨간 불이 켜짐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죠.

 

2012 대통령 선거, 우리동네 광주전라 논두렁 이야기

 

 

광주광역시 인근 전라남도 논두렁에서 벌어진 며칠 전의 성당 소공동체 모임에서는 문재인 후보냐 안철수 후보냐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5.18 때, 가족, 친지, 이웃, 시민들이 공수부대의 총칼에 쓰러졌던 그때 그시절의 충격을 아직도 가슴에 안고 사는 그들 5070세대들은, 당시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던 제가 이해하지 못할 그런 설움이 느껴지는 울먹임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박정희, 전두환, 이명박의 계보를 잇는 새누리당의 박근혜를 찍는다는 것은 전라도 사람임을 포기하는 행위여"

광주광역시의 젊은 사람들의 표심에는 관심이 없다는 이들은 현정부와 박근혜 후보에게 입에 담지 못할 독설을 쏟아냈습니다.

제가 물어봤죠.

"문재인 후보나 안철수 후보로 야권이 단일화되면, 전라도에서 80%이상 득표할 수 있을까요?"

다소 의외의 답변을 들었습니다.

 

"80%? 무슨 소리여......90%도 넘어 우리 호남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디"^^

 

 

선거 때마다 개인의 취향과는 달리 '전략적 선택' 을 한다고 알려진 호남사람들.

누가 우리 호남사람들의 아픈 곳을 어루만져 줄 인물이냐는 것이죠.

호남의 젊은 세대들이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열광하는 것과 달리, 5070세대들은 전통 야당 DJ의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이들 어르신들은 범야권이 집권 후에 새누리당의 뼈아픈 공격을 막아낼 세력은 민주당밖에 없다고, TV연설에서 엿본 문재인 후보의 진정성과 강인함 마음에 든다는 것이 지난 번 모임에서 노인들(?)에게서 느껴진 호남 민심이었습니다.

물론 다소 개인적인 느낌일 수 있음을 분명하게 밝혀두는 바입니다^

안철수 후보는 대통령이 되는 순간 죽는다는 표현을 쓰더라구요^^새누리당 스타일을 보면 알 수 있다나...^^

보수 선거전략가 제갈공명 윤여준 전 장관도 TV로만 봤을 때 다소 부정적이고 유약해 보이는 문재인 후보와, 2시간의 담판 끝에 문재인 후보의 강인함과 진정성에 위원장 자리를 수락했다는 고백을 했었지요.

그제, 광주를 찾은 문재인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 때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막내 아들 문재학 열사를 잃은 유가족을 위로 방문하고, 문재학 열사의 부모님을 만나 5.18로 핏빛으로 물들은 구 전남도청 보존을 약속했다고 합니다.

문재인 후보는 "도청은 염려 마시라. 그런 것을 제대로 보존하는 것이 역사 지키는 것이고, 강운태 광주시장이 거기를 다 사들여 평화광장, 민주광장으로 만들자고 요청해 제가 그러자고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 강인한 정치인으로서 문재인 후보의 스텝정치.

 

 

 

문재인 후보는 5.18 국립묘지 참배를 마치고 나오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민박기념비'가 이곳에 묻혀있다는 얘기를 듣고 되돌아와 이 비를 발로 밟고 지나갔답니다.

문제의 이 민박기념비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광주사태 후, 현직 대통령으로서 1982년 전남 담양군 마을을 방문한 뒤 세운 것으로 광주·전남 민주동지회가 1989년 이 비를 부순 뒤 묘지 입구에 묻어 사람들이 밟고지나가도록 한 것이라고 합니다.

친노라는 멍에, 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지 않는냐 강경보수파들의 공격, 혹시 보수표가 떨어지면어떻게 하냐는 고민.....이런 비겁함은 문재인 후보에게 안중에도 없어 보입니다.

국민들과 같이 눈물을 흘리면서 정면돌파하겠다는 표를 의식하지 않은 강인함에서 약간의 지지율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 같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인사드리는 것이 아니라, 5.18 국립묘지에 있는 그의 기념비를 보란듯이 짓밟고 지나가는 센스있는 스텝정치.

 

광주에서 안철수 후보를 역전시키고도 남을 고도의 선거전략입니다^^

 

 

광주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정치인 중에 이명박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죠.

문재인 후보, 광주에서 소폭의 지지율 상승이 예상됩니다~

부산, 광주......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어렵습니다.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이끄는 부산의 야풍....그리고 결집되는 호남의 민심.

부산도 이런데....울산, 김해, 남해 등 PK 나머지 지역을 어떨까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특허받은 말솜씨처럼 한마디 하겠습니다.

"대구는요?"

일 때문에 경상북도 TK 대구를 한번 가야 할 것 같은데, 지역신문사의 고위 간부로 계신 사촌 매형에게 대구 민심이나 한번 듣고 소주 한잔에 대구 막창이나 한번 맛보고 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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