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교육이야기

인적성검사로 깨져버린 우리 아이 영재의 꿈

71년생 권진검 2012. 5. 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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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누구나 아이의 인적, 지적능력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취학전 아이의 애매모호하고도 불확실한 능력과 성향은 항상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왜냐하면, 내아이이기 때문이죠~~

언어영재일지도 모른다는 엄마와 아빠의 꿈은 아이의 인적성검사결과로 무참하게 깨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언어영재일지도 모른다는 허왕된 부부의 설레임

 

 

캐나다에서 태어난 아이는 18개월에 1~10까지의 숫자를 식별하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영어로 숫자를 말하면 장난감에 새겨있는 숫자를 가져오기까지 했죠.

4살때에는 한국말로 말하면 영어로, 영어로 말하면 한국말로 척척 대답을 잘했습니다. 물론 단어 수준이지만요.

게다가, "A로 시작하는 단어는?"..하고 물으면....."Apple"....이렇게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악어"...Alligator를 염두해 둔 대답을 합니다.

"T로 시작하는 단어는?"....."Tiger"가 아니라..."호랑이"...이렇게 한단계 더 연산이 된 대답을 하곤 했죠.

이럴 때...엄마, 아빠와 할머니 등 가족들은 무척이나 흐뭇해 합니다^^

 

5살 때에는 책에 있는 영어단어를 읽기 시작까지 합니다.

 

 

갑자기...어디선가....."크...업....스"....하는 아이의 소리.....

뒤를 훽 돌아보니.....책에 있는 "Cups"를 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이고 우리 아들 영재 맞아...맞아...^^^

영어를 입에 달고 사는 것과....글을 읽는다는 것은 매우 다르죠.

원어민들의 문맹율이 무척 높다고 하는 사실이 이를 반증해 줍니다.

캐나다에서 하루 8시간 영어을 영어로, 나머지는 한국말로 생활했던 했던 엄마뱃속에서....확실하게 교육을 받고 태어나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설레임이였죠.

여기에...작년 말부터 시작한 한자까지.

5세 2학기부터 어린이집에서 한자공부를 하더라구요.

무슨 어린애들한테 한자를 가르치냐고 뭐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아이가 영어는 뒷전으로 하고 아직까지 한자에 목숨을 겁니다.

하루도 빠짐없이....쓰고 또 쓰고 관찰하고....한자만화를 뚫어져라고 보고 있고,

지금은 거의 한자 10급 수준은 되어 보입니다^^^

 

그러나....얼마전 인적성시험 결과가 나왔습니다.

 

 

언어영재일지도 모른다는 설레임은 한순간에 무너져내렸습니다^^

가지 말아야 할 학과 1위...영문과..국문과 등 어학계열학과...

언어적 능력과 논리성은 다소 떨어지고....반면에 창의성과 독창성, 집중력, 이해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예술적 재능이 매우 우수하다고 합니다.

가끔...유심히 아이를 관찰했던 아빠로서.....평소 이런 말은 자주 했습니다.

"아이는 한글, 숫자, 영어, 한자를 언어로 받아 들이는 것이 아니라....이미지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역시...그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동안 아이는 언어적인 재능을 십분 발휘한 것이 아니라, 개념보다는 이미지, 언어가 포함한 의미보다는 그 형상에 관심이 많았던 것이죠.

엄마 목걸이로 여러가지 알파벳 모양을 만든다거나...가끔 자신의 몸을 이용하여 한자의 형상을 흉내내거나...영어보다 다소 상형문자인 한자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이는 글자와 기호, 숫자를 이미지화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든 셈이죠. 언어적으로 체득한 것이 아니고요.

 

아직 6살..너무 어리죠.

 

 

인적성시험 결과를 신뢰하기도 너무 어린 6세.

평소, 아이의 재능과 성향을 파악해서 그쪽으로 길을 열어주는 것이 부모의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언어영재일지 모른다는 시건방을 떤 엄마와 아빠는 하나도 실망스럽지가 않습니다.

어릴적..엄마와 잠깐...아빠와 잠깐 떨어져서...약간의 가족의지증후군(?) 불안모드가 있던 아이가...정서적, 심리적으로 매우 안정된 상태이고, 또래집단에서 이루어지는 사회적 적응성도 뛰어난 것으로 결과가 나와서 무척이나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이것도 100% 신뢰하지 않지만요.

그림으로 된 한자사전 2권에서 모르는 한자를 색인에서 찾아가는 고사리 손을 보면.....기특하기도 하지만...건강하게 자라줘서...병원 문턱을 들락날락하지 않아서 더더욱 사랑스러운 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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