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교육이야기

입양으로 온가족이 다른 인종인 캐나다 친구를 보며

71년생 권진검 2012. 5.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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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입양의 날입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살다보니 부모님과 자식관계, 그리고 스스로 부모로서 자식을 바라보는 기분이 남다른 것만은 사실입니다.

미혼모, 경제적 사정 등으로 수없이 버려지는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의 또 하나의 희망인 입양.

우리의 성숙되지 않은 입양문화와 또 다시 아이들에게 비수를 꽂는 파양의 연속.....우리사회가 깊게 반성을 해야 하는 날이 바로 오늘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응, 친부모님이 아니야, 양부모님이야"

 

 

캐나다에 있을 적에, 아내의 절친이자 직장동료 집에서 열린 파티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엄청난 거구의 백인 여성이였죠.

캐나다 현직 아이스하키 선수인 오빠를 소개해주는데.....닮지도 않았고...웬지 스페인 남자처럼 보이기도 하고...

부모님들은 독일계 출신인 듯 해 보이고...

친부모도 아니고, 친오빠도 아니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입양으로 이루어진 다민족 가족이었습니다.

서로 그러한 사실을 이미 다 알고 사는 그 가족에게서 알 수없는 훈훈한 가족의 따뜻함이 물씬 풍겼죠.

그 친구는...나를 키워준 사람이 내 부모이지....친부모에 대한 어떤 미련도 관심도 없다고 했습니다.

"나의 친부모는 왜 나를 버렸을까?"....한국식 사고방식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새로 구성될 프랑스 내각에는 한국 입양아 두명이 장관후보라고 합니다.

 

 

아주 어렸을 적에 프랑스로 입양된 두 한국 아이들이 성장해서, 이번 프랑스 내각에 경제부처 등 장관에 오를 전망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이 기억도 안날 만큼 양부모님이 잘 키워서 훌륭한 국가지도자로 키워낸 그 과정이 눈에 선합니다.

우리 한국사람들은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미국, 캐나다 등 북미로 이민도 많이 가지만, 친부모로서 아이들을 얼마나 훌륭하게 교육을 시키고 있나....여러가지 보도자료를 보면.....양부모만도 못한...실망스러운...끔찍한 사례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내자식..내 배를 앓아서 낳은 자식 못지 않게 훌륭하게 키워내는 서양의 양부모님들.

그리고 성인이 된 후에는 한국에 가서 친부모를 한번 찾아 보라고 흔쾌히 보내주는 그 양부모들의 너그러움과 정신적 여유를 우리는 가질 수 없는 걸까요?

 

대한민국, 매년 700명의 입양아들이 파양된다고 합니다.

 

 

대법원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매년 700명의 입양아들이 파양을 당하면서 버려진다고 합니다.

버려진 아이 수출대국도 모자라 파양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씻을 길이 없을 듯 합니다.

얼마전, 실제 사례를 다룬 TV프로그램에서,

임신이 안되는 부부가 우연히 손에 넣은 신생아를 부둥켜 안고, 고아원이 보내지 말고 하늘이 주신 아이라고 생각하고 친자식처럼 키우기로 결정을 하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그 후, 부부는 친자식을 낳게 되고, 그 애물단지인 입양딸에 대한 엄마의 저주와 고민이 적나라하게 부부의 갈등으로 확대되어 결국 이혼으로 치닫게 되는 내용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하늘에 기도하고 얻은 자식이, 자기가 배를 앓아서 낳은 친딸의 앞날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였습니다.

장관후보로 키워낸 프랑스의 양부모 VS 친딸의 앞날에 방해가 된다고 구박하는 대한민국의 양부모...

그 아이가 차라리...외국으로 보내졌으면 어땠을까요?

 

파양의 원인은 살펴보면, 대부분 입양할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의 서두름에 있다고 합니다.

 

매년 700명씩 파양되는 원인은 대부분 입양할 준비가 안된 부모가 입양을 선택하기 때문이랍니다.

당장, 불임 등 자식이 없는 개인적인 사정, 아이를 보면 누구나 사랑스럽게 보이기에 내가 한번 잘 키워보겠다...그런 마음에 서두르게 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입양은 양부모에게나 입양되는 아이들에게나, 임신과 출산의 과정으로 태어나는 친부모관계 이상으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가족은 이 세상 그 어떤 가치보다 고귀하고, 입양아들은 그런 가족이라는 축복의 선물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하늘이 주신 그런 축복의 선물을.....먼 훗날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해서 떳떳하게 감사의 마음으로 세상에 전할지....아니면 또 다시 세상에 버려져서 두번 다시 씻을 수 없는 편애의 아픔, 파양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지...

오늘 대한민국이 다같이 함께 반성하는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위의 캐나다 친구처럼....나를 키워준 사람이 내 부모님이라는 확신을 안고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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