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교육이야기

흡연아빠 눈물 핑돌게 한 6살 아이의 한마디

71년생 권진검 2012. 10. 3.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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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명절에 서울 본가가 올라가는 고속도로에서 첫째 6살 아이의 한마디에 엄마는 할말을 잃고 아빠는 눈물이 핑~~돌았습니다.

어찌나 대견하던지.....자식 키우는 보람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느낀, 처음으로 아비된 현실을 직시하는 그런 하루였습니다.

"왜 아빠는 자꾸 자꾸 담배를 피울까?" 라는 엄마의 질문에...

6살 아이의 대답은.........맨 아랫줄에 있기는 합니다~

육아, 유아교육에 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기에 몇마디 덧붙여 보도록 합니다.

 

얼마 전, 부부가 아이 어린이집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자녀분이 우리 어린이집에서 이렇게 저렇게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이를 설명하는 자리를 갖고자 하니 친히 부모님들에게 방문을 독려하는 통지문을 받았습니다.

6살 첫째, 4살 둘째 모두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기에 부부가 저녁에 시간을 내서 같이 동행했습니다.

30~40명 남짓, 꽤나 많은 부모님들이 참석하셨더군요.

저와는 달리(?), 자식 교육에 열의에 찬 아버님들도 드문드문 자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동영상으로 촬영된 우리 아이들의 일상.

그리고 이런저런 철학으로 아이들에게 교육을 한다는 원장선생님과 초빙강사의 말에 그래도 엄한 곳에 아이를 보내고 있지는 않는다는 안도감을 느꼈고, 개인주택을 개조해서 콩나물 시루처럼 교육을 했던 2년 전 서울의 동네 어린이집보다 훨씬 더 경쟁력있는 교육환경, 전용 채소밭, 전용 놀이터, 다양한 시골 체험학습에 대한 나름 만족도가 높았던 차에 임한 설명회이기에 더 신뢰가 가더라구요.

 

우리 아이들은 정말 규칙을 알고 더불어 사는 것부터 배우고 있었습니다.

 

 

의식하지 않게 찍은 아이들의 일상에서 아이들은 나와 내 친구들이 같이 생활하고 있음을, 공동체 생활의 규칙이 몸에 익어 있었습니다.

순서를 기다릴 줄 알았고, 친구를 돕는 법이 몸에 익숙했습니다.

스스로 놀이감을 찾고, 놀고는 정리하는 법을 이미 체득하였더군요.

원장선생님께서 "어린이집은 엄마, 아빠 맞벌이 때문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 초등학교 진학을 하기까지 인성과 규칙, 아이들에게 느껴지지 않게 언어와 산수 공부의 토대를 닦는 곳입니다. 동영상 보셨죠. 어느 한 학생도 규칙을 어기거나 혼자만은 돌출행동을 하는 법이 없습니다. 해당 동영상은 조작한 것이 아니라 우리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찍은 것입니다"

아무리 눈을 씻고 다시 보아도....분명 자신의 자식이 맞는데......내 자식이 아닌 것 같은 얌전함, 규율, 진지함, 정리정돈....한 엄마가 손을 들고 질문을 합니다.

"아니, 저렇게 훌륭한 내 자식이......집에 오면 왜 개차반이 된데요?"^^

모두 빵 터졌죠^^

참석한 모든 부모들의 의문점이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어린이집 원장님의 대답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혹시 아이들이 엄마, 아빠를 따라하고 있는 것이 아닐지, 혹은 아이가 뭘 어지럽히거나 기타 부잡한 상황을 만들면 소리를 빽~지르면서 '저리가!' 그러면서 대신 청소나 정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아이가 집에서는 누군가가 내 일을 대신할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어머님, 아버님들이 한번 생각해 보세요"

대부분의 엄마와 아빠들이...............숙연해졌죠^^

 

6살 아이가 담배를 피우고 싶다고 합니다.

 

 

"또 담배를 펴?"

"아잉~~담배 그만 핀다고 했잖아~~"

"한번만 용서해줄께"

4살 아이와 6살 아이에게 이런 수모를 당하면서 흡연아빠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잘 끊다가....몇개월 전 아내가 응급실에 실려가는 바람에 다시 집어 문 담배.

아이들이 짜증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머리가 좀 큰 6살 첫째 아이는 이런 말까지 서슴치 않고 합니다.

"빨리 어른이 되어서...... 나도 담배 피우고 싶당!"

아....어린 자식에게 이런 소리를 듣는...담배를 물고 있는 내 자신이 너무 싫다....

 음...숨이 차네요. 손가락 한번 꾸욱 눌러주시고,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합니다^^

장거리 자동차 여행은 아이에게도, 엄마와 아빠에게도 힘들죠.

 

 

6살 아이와 4살 아이는 서로 16개월 차이밖에 안나는 바람에 서로 피터지게 싸우기도 하지만, 육아에 시너지효과도 있습니다.

서로 교감을 하고 말을 주고 받고, 체온을 느끼면서 더불어 자란다는 것이죠.

추석 전날, 아내, 두 녀석과 서울행 고속도로에 몸을 실었습니다.

초반에는 두녀석 모두 카시트에 매달려 서로 티격태격 하기도 하고, 스쳐지나가는 자동차 밖 풍경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서울과 광주...휴게소 2번 정도 들리면 4~5시간이 족히 걸리죠.

처음에는 서로 잘 노는 아이들을 뒤로 하고 부부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만,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아이들은 카시트 안전벨트를 뜯어내고....심심하다며 엄마, 아빠에게 재미있게 해 달라고 때를 부리기 시작합니다.

지적호기심이 요즘 부쩍이나 높은 6살 첫째 아들.

엄마에게 '알아알아 게임' 을 하자고 합니다.

내용인즉, 교육방송에 나오는 멘트를 이용해서 퀴즈를 내고 답을 맞추는 단순한 게임입니다.

엄마가..."알아..알아...나는 알아요...알아...알아...나는 알아요....." 하고 연이어 "자동차 바퀴는 왜 동그랄까?"

이렇게 물어보면, 4살 아이와 6살 아이가 주관식으로 모범답안을 만드는 그런 게임입니다.

 

흡연아빠가 눈물이 핑돌게 한 6살 첫째 아들의 의미심장한 한마디

 

 

자동차는 왜 둥글까라는 질문에 아이의 대답이 이랬습니다.

"자동차 바퀴가 세모이거나 네모이면 잘 굴러가지 않지.."

저번에 포스팅한 적이 있는 "알아..알아..나는 알아요...알아..알아..나는 알아요"...."입은 왜 하나일까"

6살 첫째 왈, "입이 두개이면 밥 먹을 때 손이 너무 바쁘잖아...."^^

창의성이 무럭무럭합니다~

마지막, 요즘 남편의 담배에 대한 불만으로 아이들을 선동해서 아빠의 금연을 기필코 성사시킬 모양으로 아내가 꼼수를 부립니다.

"알아..알아..나는 알아요...알아...알아..나는 알아요.....왜 아빠는 자꾸자꾸 담배를 많이 피울까?

빨리 죽으려고...건강이 나빠질라고..지구를 오염시키려고...우리들이 담배냄새와 많이 만나라고...아내는 필히 이런 대답을 유도하는 질문을 던진 셈이죠.

2007년 황금돼지해, 엄마의 뱃속에서 캐나다 록키산맥의 정기를 받고 밴쿠버에서 태어난...3바퀴 띠동갑의 6살 첫째 아들은 이런 대답으로 아빠의 눈물샘을 자극합니다.

"힘드니까...."

순간 엄마도 숙연해지고....이 아이들에게 어떤 미래를 선물해 줄 수 있는 엄마와 아빠, 대한민국이 될 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6년간 친구처럼 지냈던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처음으로 제가 '아비' 되었음을 느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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