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교육이야기

취학전 사교육 열풍, 그 해답은 없는가?

71년생 권진검 2012. 12. 2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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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취학전 영유아 사교육비가 연 2조7천억원이라고 합니다.

국가에서 누리과정 지원, 양육수당 등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느느데, 사교육에 투입되는 비용이 적지 않습니다.

나이별 사교육비를 살펴보면, 36개월 미만이 5천 500억원, 36~72개월이 2조 1천700억원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36개월 미만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41.9%, 36~72개월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86.8%가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의 정규교육 이외의 사교육비를 지출한다고 합니다.

교육에 있어서 무한경쟁이 갓난쟁이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6살, 4살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저는 이제껏 사교육에 단돈 1원을 써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뉴스를 보면, 사실 가끔 애엄마랑 같이 조금 불안해지는 마음을 생기곤합니다.

혹시, 우리 아이만 뒤쳐지는 것이 아닌가.....그런 상대적 불안감이죠.

그러나, 취학전 아이들이 갖춰야 할 학습능력은 한글 읽고 쓰기, 덧셈 뺄셈하기 등으로 충분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제일 중요한 덕목은 아마도 또래집단에서 같이 어울리고, 해야 될 일과 안해야 될 일을 구분하는 것으로 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0세부터 영어공부에 몰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7~8년 전 쯤, 학교 여자 후배 아이집에 방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우선 집구경부터 하는데......생후 3개월 정도 되는 아이의 머리맡에서 영어동요가 흘러나오더군요.

"이야~~너무 빠른 것 아니냐? 갓난쟁이가 뭘 안다고"

후배 왈,

"오빠, 지금 시작해도 늦은거예요. 원래 뱃속에서부터 영어 시작한다고 해요"

언제 한번 다시 만나면 캐나다에서 특A급 태교영어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알파벳만 겨우 알고 광주사투리만 쓰고 사는 저희 6살과 4살 아이의 실체를 보여줘야 할 것 같네요~

안되는 줄 몰라서 그러는지, 안되는 줄 알면서도 기어코 시도하는 것인지....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요즘은 어린이집의 과정이 무척 훌륭하게 짜임여져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8시 30분에 등원하고 하루 일과를 모두 소화하고는 5시 30경에 집에 돌아옵니다.

소위 종일반이라고도 합니다.

어지간한 초등 저학년보다 훨씬 더 오랬동안 어린이집에 머물러 있는 셈이고, 이렇게 때문에 특별히 다른 사교육을 받을 시간이 없다는 것이죠.

오물락 미술시험, 한자공부시간, 영어공부시간....7세가 되면 사물놀이를 배우는 시간도 편성된다고 합니다.

아예 사교육에서 배울만한 것을 어린이집 교육과정에 편입시킨 것이죠.

상대적으로 부모들의 만족도가 큰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동네 후배의 딸도 역시 6살인데, 그집 딸은 3시경에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그집 딸이 다니는 어린이집은 천주교에서 운영하고 수녀님들이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그런 어린이집니다.

그 어린이집에서는 인성교육 이외에 어떤 학습도 시키지 않는다고 합니다.

마음에 들어 저희 아이들도 보내려고 했는데....대기기간만 족히 1년을 넘는다고 합니다^

특별한 과외활동으로 특별활동비를 내 본 기억도 없다고 합니다.

다만, 아이가 일찍 오기에 혹시 학교에 들어가서 뒤쳐지지 않을까, 학습지 선생님이 집으로 와서 아이의 공부를 돕는다고 합니다.

 

취학전 사교육 열풍의 주인공은 엄마들입니다.

아이 교육이라면 거품을 무는 엄마들 중 선생님 당 학생수에 불만이 커서 다시 사교육시장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고, 요즘 유치원의 추첨에 떨어지고 어린이집에 대한 불신으로 사교육 시장으로 아이들을 내모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얼마전, 회초리를 들고 어린 자녀에서 한자급수 시험의 문제를 강압적으로 풀게 하는 엄마가 아주 자랑스럽게(?) TV 브라운관에 나오더군요.

옆집 개똥이는 뭐 시작했네.....영희엄마 말에 의하면 뭐를 시작해야 하네....특목고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되네...

2조 7천억원........너무 슬픈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가 아닐 수 없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요즘, 초등학생만 되면 아이들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집니다.

한창 뛰어 놀 때 아이들이 인상쓰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학교 선생님들이 만만하게 보이는 것은 왜일까요?

교육도 무한 경쟁.... 장애인, 노인 등 약자라고 봐주지 않는다......살아남으라....

천문학적 액수를 사교육에 쏟아붓지만.......별로 효과는 없고.....더불어 사는 법도 모르고, 약한 사람들을 돌볼 줄 모르는 그런 대한민국이라면 너무 슬프지 않을까요?

취학 전이라면 엄마, 아빠와 함께 재미난 동화나 어린이 백과사전을 재미나게 같이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교육비로 지출되는 엄청난 비용으로는 가족끼리 오붓한 나들이 여행을 다니고요^^

가족의 행복이 두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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