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외국이야기

시험 기출문제를 손에 넣고 싶은 5단계 이유

71년생 권진검 2012. 2. 7.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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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의 어학교육업체인 해커스그룹이 토익, 텝스시험의 기출문제를 조직적으로 유출한 사건으로 떠들석합니다.

전직원이 총동원되어 기출문제를 복원하고 이를 무기로 수천억원대의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사실이 검찰에 의해서 발표되었습니다.

기출문제....말만 들어도....손에 넘고 싶고....이를 넘어서 훔치고 싶은 이유가 뭘까요?

각종 시험의 기출문제를 갈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1. 학교성적을 위하여




대학시절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에 소위 '족보' 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먼저 시험을 치뤘던 선배님들이 알려주는 엑기스 시험정보였습니다.

20년 전, 대학 중간, 기말고사에서 기출문제인 족보의 위력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십수년째 똑같은 문제만 출제하는 교수님들이 상당히 많으셨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지금은 그렇게 하면 교수직에서 물러나야 할 판이겠지만, 그 시절 우린 그렇게 오손도손 기출문제 꾸러미인 족보 들고 밤을 새며 시험공부에 매진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는 저작궙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별반 문제되지 않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 입학, 취업과 승진을 위하여



이번 해커스 토익시험 기출문제사건을 토익 수험생입장에서 본 이유입니다.

영어특별전형에 응시하는 고3수험생은 토익에서 만점을 받으면 우리하다고 합니다.
기업 인사담당자는 애써 부인하고 있는데, 유독 취업준비생들만 토익 900점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입학과 취업을 위해서는 토익기출문제 알려주는 학원 등을 선호하고, 할 수만 있다면 크게 죄의식없이 훔치고도 싶습니다.


도를 넘어 중국인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토익성적표를 위조했다가 적발된 사례들도 간간히 매스컴을 통해서 접할 수가 있습니다.

토익 300점대의 실력을 800점대를 만들어 승진시험에 쓴다는 것은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직장인들에게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라고 합니다.


3. 기득권을 손에 넣기 위하여



얼마전, 국가 의사고시에서도 시험 기출문제 유출로 조금 시끄러웠던 것 같습니다.

뭐 의사고시야 합격율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웬만하면 합격한다고 하지만, 그 전문적인 내용과 공부량의 방대함으로 족보나 시험 기출문제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한가 봅니다.

이런 시험들은 취업과 입학하는 수준을 넘어서 인생의 있어서 기득권을 손에 넣는 통과의례가 됩니다.

합격하면, 의사가 되고 불합격하면 의사가 되지 못하고 다시 시험에 응시해야 하는 수모를 겪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 핵심은 쉽게 시험에 붙고 싶다는 얄팍한 이기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4. 생계를 위하여




이건, 좀 다른 측면의 이야기지만, 음으로 양으로 기출문제로 먹고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시중 서점에 보면, 공무원 기출문제집, 대한 편입시험 기출문제집, 각종 고시 기출문제집, 수능 기출문제집......기출문제집으로 홍수를 이룹니다.

그러면, 이런 기출문제집은 정당한 사용인가요?
이 부분이 참 애매~~합니다.




교과부 관계자는 "수능 기출문제에 저작권을 행사할 경우, 그 피해가 수험생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능 기출문제에 대한 저작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는 표현으로 사실상 수능 기출문제의 경우, 만인의 공유재산으로 인정하는 상황입니다.

다른 시험의 기출문제들도 관행상 그 저작권의 주체가 국가 등 공공기관이라 저작권의 행사를 유보 또는 포기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분위기속에 기출문제집을 만드는 출판사 등은 공개 또는 비공개된 시험 기출문제로 쉽게 책을 만들어 출판, 판매학 되는 것입니다.

사실상 합법적인(?).......먹고사는 한가지 직업이자 방편이 되는 셈이죠^^
학교별 내신시험의 족보들을 모아놓고 유료로 다운로드 받게 하는 기업형 비스니스도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5.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이번 해커스 사건의 본질이 아닐까 싶습니다.

출판, 학원 등의 시장까지 포함하면 수천억원에 이르는 토익과 텝스시장에서의 경쟁은 무서울 만큼 치열합니다.

이런 살벌한 시장에서 선점하기 위해서는 뭔가 잘하는 것을 내세워야 합니다.

초반기의 해커스의 경우, 답안지의 체킹한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기출문제를 복원해서 자사의 웹사이트에 게재하는.....가장 빠른 정보력과 신뢰성으로 시장에서 굴지의 어학업체를 누르고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게 됩니다.

신생업체, 후발업체가 한번 찍어먹어 본 꿀맛을 잊을 수는 없습니다.




교재연구, 시험분석이 아닌 조직적 유출을 위한 연구원채용, 그리고 유출을 위한 교육과 연수, 그리고 각서까지 받아내는 치밀함으로 정말 해커(?)수준의 해커스 그룹이 운영되어 왔다고 합니다.


동네학원 원장님도 가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시험지 가져오는 사람은 상품권 하나 준다"

교육분야에서....치열한 경쟁속에서 동종업체와 차별화는 시험 기출문제를 싱싱하게 나르고 분석하는 것이 최고입니다.
그것을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실력이라고 평가하는 사회입니다^^




시험의 비공개 기출문제에 대한 논란.

비용을 지불하고 시험을 보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기출문제의 공개를 요구할 권리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시험을 시행하는 입장에서는 기출문제를 공개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개인에게 그리고 관련 비즈니스업체에게.....이세상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하게 느껴지는 각종 시험의 기출문제.

이로 인한 논쟁과 사건들은 시험이 이세상에 없어지지 않는 한......그 끝이 없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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