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단체인 미국 소비자협회(Consumer Union)가 1900년도 초반 설립한 컨슈머리포트는,
매월 일정 제품을 선정해 업체별 성능, 가격 등을 비교분석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인력만 수백명, 한해 예산만 수천억원이고, 이를 신뢰하는 미국과 캐나다의 소비자들은 수십달러를 지불하면서도 해당 잡지를 구독합니다. 그 이유는 독립성과 공정성 때문입니다.
한국판 K컨슈머리포트,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한국판 컨슈머리포트를 선보였답니다.
그 인력은 몇명, 한해 예산이 10억미만입니다.
저는 얼마전, 등산화에 대한 컨슈머리포트에서 추천한 제품 매장만 찾지 않았고 등산화를 구입했습니다. 독립성과 공정성도 의심스러웠고 진짜 전문가들의 분석을 더 신뢰했기 때문입니다.
한국판 컨슈머리포트 1호 '등산화의 품질 비교 보고서' 의 문제점
제 주위에 아웃도어에 목을 걸고 취미생활을 하는 후배가 한명 있습니다.
그 친구와 등산약속을 한 직후, 등산화에 대한 컨슈머리포트가 발표되었더군요.
그런데...그 친구 블로그에 가보니.....등산화에 대한 컨슈머리포트를 반박한 정교한 포스팅을 읽을 수가 있었습니다.
이것이 소비자원에서 발표한 리포트의 일부입니다.
유독 몇몇 제품에 '추천'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습니다. 너무 냄새가 납니다^^
바로 엄청 팔렸다고 하네요....공정거래위원회와 소비자원이 홍보회사로 전락한 듯 합니다^^
후배는 블로그에서 이렇게 주장합니다.
"코오롱 스포츠의 페더, K2 체이서는 경등산화이고......블랙야크의 레온은 트레킹화고....노스페이스의 니아와 트렉스타의 블루릿지 하이커는 중등산화인데......"
코란도와 티코랑 어떤 것이 가볍나요....티코가 가벼우니까 좋습니다. 추천드립니다^^^.....이러면 안되죠.
그 밖에..후배는 블로그에서 등산화의 내굴곡성에 대한 오해, 접착박리강도에 대한 오해, 외피와 외관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마지막으로 테스터의 자질 부족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등산화에 대한 컨슈머리포트가 공정거래위원회가 주관했지만, 실질적으로 소비자연맹과 소비자단체들이 공인성 있는 연구기관과 합동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아웃도어제품, 등산화에 별로 전문성이 없는 주부 전문위원 김위원, 법학박사 이의원...이렇게 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 후배가 주장하는 것이죠.
자세한 내용은 블로그를 참고하면 알 수 있지만, 링크를 걸지 않겠습니다.
거기에 바로 난리를 치는 일부 언론
이제 한국판 컨슈머리포트가 기업의 흥망을 좌우할 것이다...염라대왕의 명부네......업계가 벌벌 떨다...등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추천받은 K사의 제품이 3일동안 100켤레가 더 팔렸다는 우스꽝스러운 기사까지.....
저는 등산화 컨슈머리포트를 보고...아웃도어 전문블로거이자 얼마전 아웃도어공모전에서 수백만원의 상금을 탄 후배의 블로그 포스팅도 함께 보고...아내와....아울렛을 갔습니다. 등산화를 사러....
K 컨슈머리포트의 추천제품을 파는 매장에는 들어가지도 않았습니다.
그냥..가격대비 디자인보고 골랐습니다. 싼 것을 샀습니다. 왕창세일 상품인 10만원대 초반 등산화.
20만원대 중반의 비싼 등산화를 구입하려고 했으면, 한국판 컨슈머리포트 대신.....후배에게 전화를 걸었을 것입니다..."어떤 거 사야 되니?"^^
한국판 컨슈머리포트 2탄은 수입 유모차의 가격 거품에 대한 정보이더군요.
부풀려진 유통마진 공개해서 소비자들의 열광같은 격려를 받는 것....그것은....소비자고발이나 PD수첩이 해야 될 일이죠.
2탄도 그 본질에서 벗어난 듯 싶습니다.
지난날....우리 가족의 행복과 애환이 서려있는......공짜로 동네 친구에게 물려준 120만원짜리 수입유모차입니다.
2인용 유모차로서.....삼륜바퀴로 높은 보도블록까지 문제없고, 등산까지 가능하며, 두 아이를 태우고 손가락 2개로 360도 회전이 가능하고, 1초만에 차트렁크에 들어가도록 접어지고, 햇볕가리개의 기능, 아이들이 빗방울 한방울 맞지 않는 레인커버......그런데.....왜..외국에서는 800달러인데...우리나라에서는 120만원이냐......
제품은 연년생이나 쌍둥이 부모에게 적합한 유모차로 판단된다. 그런데...유통마진이 조금 있다...그러나 다른 수입유모차보다 성능대비 가격의 거품이 적다....이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원가가 134원인 캐나다 빙하수가 왜 한병에 5천원에 팔리는지에 대해서는 소비자고발, PD수첩 등에 맡기고,
한국판 컨슈머리포트는....예를 들면,
유아용 젖병의 기능성...재질에 포함된 환경호르몬 페놀-A의 함유량, 플라스틱인지 유리젖병인지 그리고 가격을 종합적으로 비교해서....소비자가 가격, 품질, 기능성, 유해성분 등에 대한 정보를 토대로 제품을 선택하게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이름만 미국 컨슈머리포트를 벤치마킹하면 안돼
오랜 유학생활로 북미의 문화를 잘 아는 아내도..한마디합니다.
"미국 컨슈머리포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믿음과 신뢰는 절대적이죠....수십달러를 주고 구독을 할 정도니까..."
한국판 컨슈머리포트......분발해야 할 듯 합니다.
아무리 신문기사에 그 독립성과 공정성은 한치 오치도 없고, 어떠한 압력과 부패가 끼어들 가능성이 0%라고 항변한 들, 소비자에게 신뢰받지 못하면.....더 이상의 컨슈머리포트는 국민세금 낭비일 수가 있을 것입니다. 굿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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