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외국이야기

성인 ID로도 살 수 없었던 캐나다담배사건

71년생 권진검 2012. 5. 3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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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세계 금연의 날입니다.

전세계적으로 담배가 참 문제이고,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청소년의 흡연이 큰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과는 달리, 청소년들이 너무 쉽게 담배를 살 수 있는 풍토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오늘은 캐나다에 살 때 성인ID(신분증)으로도 담배를 살 수 없었던 일화를 하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갑자기 떨어진 담배

당시 30대 후반의 저, 그리고 20대 후반의 동생, 마지막 20대 초반의 막내....아는 지인들이었습니다.

갑자기 담배가 떨어져서 막내급 동생에게 "담배 좀 하나 사와라" 그랬습니다.

막내 왈, "ID(신분증)을 안가지고 왔어요. ID 없으면 잘 안팔더라구요"....막내는 이미 20살을 넘겨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캐나다 상점에서는 줄기차게 ID를 요구하나 봅니다.

캐나다에 살아도 담배심부름은 항상 막내 몫...20대 후반의 동생이 "내 ID 가져가라"....자신의 ID를 빌려줍니다.

잠시 후, 막내는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신고하겠다고 윽박 지른 담배가게 아저씨

사연인즉, ID속의 사진과 막내의 얼굴이 매치가 안되었기에... 캐나다 담배가게 아저씨가 전화 수화기를 들고 신고하겠다...얼릉 사라지라..이렇게 윽박지렀다고 합니다.

막내는 겁이 나서 담배는 커녕, 줄행당을 쳐서 왔습니다^^ 남의 ID를 도용한 죄 때문이죠.

20대 중반의 둘째가 "내 ID 이리줘.....내가 갔다 올께"....그리고 담배를 사러 그 가게로 또 갔답니다.

이번에도 담배가게 아저씨는 그 친구 ID와 얼굴을 번갈아 뚫어져라 쳐다보고...담배를 주는 것이 아니라..또 수화기를 들고 신고를 하려고 했답니다......'이 녀석들이 ID를 가지고 장난을 치는구나. 설령 네가 진짜 사진속의 사람이라도 너희들이 담배를 사려고 ID를 막 도용했겠다'.....이렇게 생각을 한 모양입니다.

 

 

자신의 ID를 가지고 갔던 둘째 친구도 영락없이 줄행당을 쳐서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캐나다에서는 청소년이나 ID를 소지하지 않는 사람이 담배와 술 사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어떤 가게에서는 사진이 붙어있는 ID(신분증) 2개를 요구하는 곳도 있습니다.

저도 30대 후반에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담배를 사는데....신분증을 요구하는 점원하고 실갱이를 한번 한 뿌듯한(?) 경험이 있었죠.

 

 

우리나라는 청소년이 담배를 사는 것이 너무 쉽습니다.

"아빠 심부름 왔다는데, 어떻게 안 팔어?"

"장가간 우리 아들보다 더 늙어보이는데 어떻게 안 팔어?".....등등 가게 주인들의 넋두리도 일리가 있지만, 왜 우리는 이토록 쉽게 담배를 손에 넣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담배를 피우는 고등학생들이 처음 담배를 입에 문 것은 보통 초등 5학년 때라고 하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하기야 예전에는 길거리에 담배자판기까지 있던 시절도 기억이 납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는 담배진열대를 장롱형으로 만들어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게 하거나, 검은 커튼을 쳐서 담배가 고객들에게 안보이게 진열해야 하는 법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점원은 손님이 담배종류를 말하는 순간 빠르게 육안으로 성인여부를 가려내고...의심스러우면 ID를 요구한 후 담배를 가린 커튼을 치고 담배를 꺼냅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가게에 들어서면...알록달록한 수많은 국내외 담배값으로 어지러울 정도로 멋진 전시마케팅(?)을 하고 있죠.

 

우리나라 보건당국은 담배값을 두배로 인상하고, 담배갑에 경고문구 강화하여 흡연율을 낮추려는 생각을 하고 있나 본데......이런 비본질적인 정책으로는 어림도 없음은 지난 포스팅에서 이미 살펴본 바 있습니다. 

2012/01/17 - [외국이야기] - 캐나다, 이렇게 해도 결코 담배를 끊지 않습니다

우리도 캐나다 등 선진국처럼 담배와 술을 살 때, 꼭 ID(신분증)를 요구하는 것을 어떨까요?

구하기가 힘들면.....구하기가 귀찮아서라도 멀리하게 되는 것이 담배 등 기호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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