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외국이야기

미국에서 동성애로 오인받고 숙박거절된 사연

71년생 권진검 2012. 7. 2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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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캐나다의 인권재판소남성 동성애커플의 숙박을 거절한 B&B(Bed and Breakfast) 민박집 주인에게 4400달러의 벌금형을 선고하였습니다.

기독교인인 민박집 주인은 남성 동성애커플이 한방에 투숙하는 것을 거절했는데, 이는 명백한 인권침해라는 것입니다.

캐나다는 인종차별, 소수자차별에 대한 법률을 따로 제정하여 시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을 미국에서 겪었습니다^^

2009년 초여름.

고등학교 때 이민간 미국변호사 친구가 있습니다.

뉴욕에서 살고 있던 친구는 아내의 성화로 씨애틀로 이사가는 것을 답사하러, 저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그 친구를 만나러 자동차로 씨애들을 향했습니다.

참..세상에 구슬친구를 이렇게 넓대디한 미국 땅에서 자연스럽게 만나게 될 줄이야....

제가 캐나다를 가기 전, 한국에서 주로 만났던 기분과 사뭇 달랐습니다.

 

 

늘...어제 만났던 것처럼....그 친구와 이것저것 볼 일을 보고 별다방(?) 1호점이 있다는 타워 근처에서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하루 잠을 청하기 위해서 숙박업소로 향했습니다.

어차피 서로 밴쿠버와 뉴욕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간단하게 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도 하고 그렇게 하루 묵고 가기로 했죠.

그런데...주차장이 텅텅 비어 있는데.....종업원은 문을 걸어잠근채....방이 없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장난하냐....주차장이 텅 비어 있는데...방이 없다는 것이 말이 되냐?"

그러나...인도계열의 종업원은 시종 방이 없다고 미안하다고....그냥 쑥 들어가 버리더라구요.

마치 저희 둘을 남성 동성애자로 판단하고 위아래로 훝어보는 그런 느낌..

동네 민박도 아니고...캐나다에도 수많은 지점을 가지고 있는..아내와 여행 중에 한번 투숙한 경험이 있는 유명한 모텔급 숙박업체였습니다.

사촌형의 가게를 지키기 위해서 무장강도와 총격전도 해 보았다는 미국 변호사 친구...여차하면 같이 들이받으려고 했는데.."오케이...그냥 가자" 그러는 겁니다.

그러면서..짧게 한마디.."너흰 죽었어!!"

 

 

주변에 다른 숙소에서 하루밤을 지냈습니다.

고등학교 때 그 친구의 이민으로 처음으로 헤어지고....간간히 만나다가..이젠 두 아이의 아빠들이 되어서..할 얘기도 무척 많았습니다.

아침을 숙소에서 먹고 볼일을 마무리하러...다시 출발하는데.....

부웅~~녀석이 다시 그 숙박을 거절했던 업소로 돌진했습니다.

전날밤에 숙박을 거절했던 그 인도계열의 종업원과 또 다른 여직원이 데스크에 있더라구요.

친구가 한마디 날립니다....."매너저 나오라고 해라"

이윽고 매니저가 나왔고....우린 매니저 사무실로 들어가 어제밤의 어처구니 없었던 숙박거절에 대한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빈방이 널널했는데....혹시 동성애로 오인하고....숙박을 거절한 것처럼 보이는데......법적...아니..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이건 말이 안된다...어떻게 할래...그런 항의였죠.

친구녀석이....내민 명함이 아주 위력적이였죠....그래도 변호사라니까요~~

매니저는 귀를 기울여 자초지종을 듣고...무척이나 미안한 상황이 발생했음에...깊이 사과했습니다.

그리고...또 다시 씨애틀에 올 계획이 있냐고 물어보면서.....가족 모두가 하루 묵어갈 수 있는 숙박티켓을 보내준다고 하더라구요.

 

 

음....철없었던 녀석이 이민가서 변호사질도 하고 현명하게 사는 방법을 배웠구나 싶더라구요~

어제밤 그 친구가 했던 "너희는 죽었어!!"의 의미가 이런 것였죠.

예전같았으면...전날밤 당장 흥분해서 실갱이 하다가.....미국 경찰에 잡혀갔을 것이 뻔했을테니까요^

좌우간.....한인들이 동성애를 이유로 병역문제로 인해 캐나다로 망명을 하고....한국경찰은 동성애자는 경찰이 될 수 없다는 뉘앙스로 한 동성애의 답신을 보낸 사건도 있었습니다.

소수자...약자에 대한 배려와 보호...아직은 한국에서도 요원한 것 같습니다.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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