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외국이야기

재외국민으로서 재외국민 투표를 바라보는 시각

71년생 권진검 2012. 7. 2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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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박근혜 후보의 친박캠프가 꾸려지면서 쟈니윤이라는 연예인이 새누리당의  재외선거본부장인가..기획관으로 임명이 되었습니다.

박근혜 후보와...옷깃이 한번 스쳤고, 환대와 지지를 해주었다는 이유라고 언론에서 발표를 했죠.

저희 부부도 비록 한국에 체류하고 있지만, 재외국민으로서 거소신고를 하고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캐나다와 한국의 이중국적자로.....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아빠와 엄마 덕분에 수십만원에 달하는 어린이집의 기본 비용에 대해서 100% 지원을 받는 보편적 복지의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얼마전, 4.11 총선에서 따로 등록을 해야지만 선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어떻게 국내에 들어와 있는 것을 알고 선거인단 명부도 오고...그렇게 투표도 할 수 있었습니다.

해외 영주권을 취득한 죄로 주민등록을 박탈당하는 바람에....여러가지로 큰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고 있는데..선거에서만은 기회를 주더라구요^^

특별히 관리되는 장부 덕분에... 투표소의 선거관련 담당자들이 저의 이름을 확인하고 투표를 할 수 있기까지 고단한 확인작업을 거친 기억이 있습니다~

 

 

재외국민으로서 국내에 거소를 두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재외국민 투표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내가 십수년, 제가 4년을 생활했던 캐나다 서부를 기준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재외국민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등록이라는 절차와 투표라는 절차, 2가지의 절차를 거쳐야 대한민국 선거에서 1표로 인정이 됩니다.

재외국민 투표권을 가진 해외 체류 한국인들의 부류는 크게 두가지로 대변됩니다.

한 부류는 어학연수와 해외파견 등 단기 체류자와, 오랜 시간을 해외에서 살고 앞으로도 계속 해외에서 살지도 모를 장기 체류자들입니다.

놀랍게도 지난 4.11 총선에서 여당보다는 야당을 위한 표가 더 많이 나온 재외국민 투표결과 있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의아하게 생각하는 부분인데, 아마도 대통령선거보다는 싱겁고(?)...젊은 세대인 단기체류자들이 많이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나 하는 추측이 듭니다.

 

 

2009년에..다음과 같은 논쟁을 캐나다에서 겪었습니다.

지인들이 모인 술자리였는데...역시 나이가 많은 이민자들의 사회에서는 박근혜 같은 보수진영의 후보가 더 많은 득표를 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피력했는데,

갑자기...미국 시민권자이자...캐나다에서 사업을 하고 계신 분이...정색을 했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박정희를 싫어한 장교로서...뒤도 보지 않고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고로...미국이나 캐나다에 있는 교민들이 박근혜든 뭐든 한나라당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말을 강력하게 주장하더라구요.

그 우여곡절의 가족 이민사에 대해서...약간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간단히 사과를 드렸습니다.

 

 

좌우간...왜 지난 4.11 총선에서는 우리가 보통 예상한 것과 다르게 민주당표가 더 많았을까요?

아마도....대선도 아닌 총선이라...나이드신 분들의 참여가 적었고...재외국민 선거인 명부 등록과 그에 따른 투표행위까지의 절차가 너무 번거로와서,

대통령선거이면 모를까...전통적인 보수층...아직도 박정희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나이드신 분들의 투표율이 낮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추측해 볼 수가 있습니다.

나이드신 분들은 지역구 후보가 누군지도 모르지만, 나중 대선후보가 누구인지는 금방 알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각설하고, 재외국민 투표의 어려움이 너무 큽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재외국민이 앞으로 대선에서 1표의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선거인단 등록과...정해진 기간의 투표행위까지 완료해야 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젊은 사람들은 맞벌이도 많이 하고.....한국에서의 선거?..애라..내가 죽겠다..라는 사람들이 많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은 경제적으로 여유도 있고, 총선도 아닌 대선이라면 한표를 행사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 새록새록할 것입니다.

왜냐하면...경험해 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외국에 나가면...모두가 애국자가 되지요^

그런데....영사관이나 대사관이 우리네 서민 이민자들에게는 너무나 멀게 느껴집니다.

생업중에 1시간에서...1박 2일이 걸리는 투표소까지 가기가...그리 녹녹치가 않습니다.

캐나다 서부의 빅토리아에 사는 한인들........캐나다 록키산맥에 사는 한인들의 재외국민 투표는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엄청난 경제적 손실과 시간적 손실을 감수하고..누가 투표를 하겠습니까?

다만, 영사관이나 대사관 인근의 다운타운(시내)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공부를 하고 있는 단기 유학생들은 밥먹고 소화도 시킬겸 재외국민 선거등록도 하고 투표도 할 것입니다.

 

 

 

캐나다 밴쿠버 영사관은 재외국민 선거인 등록을 위해서 출장 등록을 받기도 한답니다.

등록장소이자 투표장소인 영사관에서 멀리 떨어진 한인들을 위한 배려로서....동네 마트로 친히 출장을 와서 선거인 등록을 받겠다는 것이죠.

나름...선관위 전략과 해당 재외공관의 열린 마음이 엿보이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그 정도로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등록과 투표를 위해 2번이나 먼 여정을 떠나야 하고, 내가 참여하지 않더라도 역동성 있는 대통령 선거를 관전할 수 있다는 위로감 등 여러요인이 작용하는 것이죠.

캐나다에서 친하게 지냈고..아직도 연락을 가끔 하는 친구네 부부.

먹고 살기 바빠서....투표는 언감생심...선거인 등록조차 그들에게는 사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이렇게 참여율이 저조할까....라는 분석보다는, 정녕 그들의 삶속에서..그런 복잡한 절차를 거치면서 투표를 할 수 없는 재외국민들의 고단한 삶을 이해하는..요번 대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쟈니윤과 같이 보수적이면서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재외국민에게는 미국내 캠프 조직하고 술한잔씩 하면서 투표를 독려하고 한표 한표를 이끌어 내기 쉬울지 몰라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먹고 살기가 힘들어지는 소외계층, 젊은 맞벌이 이민자들에게는 재외국민 투표에의 참여가 사치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온라인투표라는 말만 나오면 경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10년 쯤 후에는 캐나다 록키산맥에서도...하와이 섬에서도..중국의 만리장성에서도...클릭한번에 등록...클릭한번에 투표까지...집에서 인터넷으로 투표하는 세상이 온다면 수백만명이 넘는 재외국민의 표가 그대로 본국의 선거에 큰 역동성으로 자리잡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세계 인터넷 1위...IT강국이라면서요.....10년을 조용히 기다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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