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외국이야기

자주 울화가 치미는 재외국민으로서의 비애

71년생 권진검 2012. 12. 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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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애엄마는 재외국민입니다.

재외국민에도 2가지가 있는데, 저와 애엄마는 국내에 거소등록을 한 재외국민이고, 캐나다에 있는 제 동갑내기 친구는 대한민국에 거소를 두지 않는 재외국민인 셈이죠.

이런 경우 저희는 한국에서 선거를 하고, 제 친구는 캐나다에서 선거를 하는 셈입니다.

6살, 4살 두 아이들은 캐나다 시민권자이자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이중국적자이죠.

아이들은 이중국적자임에도 그 어떤 불편함이 없습니다.

문제는 이 저주받을(?) 재외국민, 특히 국내에서 거소등록을 하고 한국땅을 밟고 사는 재외국민이 문제입니다.

아...저희 부부는 캐나다 영주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국내 주민등록이 말소되었습니다.

주민등록번호는 살아있는데, 주민등록을 말소되었기에 각종 서류에 첨부하는 주민등록등본을 띨 수가 없습니다.

차라리 번호까지 죽어놓지....이는 살아있어 은행업무를 보는데 활용하기도 합니다.

참 묘한 상황이죠.

옛날 주민등록증을 종종 사용하는 아내와는 달리, 저는 분실했기에 요긴하게 사용하지도 못합니다.

 

 

저희 두개의 인격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하나의 주민등록번호는 뒷자리가 1로 시작하고, 나머지 재외등록번호는 뒷자리가 5로 시작합니다.

아내는 뒷자리가 2인 구 주민등록번호와 6으로 시작하는 재외등록거소번호를 사용합니다.

71XXXX-5XXXXXX....이라는 재외등록 거소증을 내밀면.....모두 고개를 갸우뚱...

은행이건...관공서건...."너 뭐냐?"는 식의 반응이죠.

"국내 주민등록과 똑같이 처리해야 되시는 것 알죠?"....라고 아는척(?)...으름장을 놓으면.....지네들끼리 쑥덕거립니다.

얼마전에는 구청에 가서...늘 그랬듯이....구청에서 여권을 새로 만들었는데....직원회의......까정...."시청으로 가서 만드세요"

"재외국민은 좀 달라요...시청으로 가세요"

아...수족이 아픈 가엾은 재외국민이여.

얼마전에 부동산거래, 은행거래 등을 재외국민에게 피해가 없도록 처리해야 한다는 행정자치부 장관 명의의 공문이 내려온 듯 한데.....알고들이나 있나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재외국민 좌절버전.

전세금에 대출을 더해서 집을 사려고 하는데....."재외국민은 대출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검찰에 고소하려다가 참았습니다.

아마도...10월 행자부 공문으로 여러가지 제약을 풀린 듯 한데....담당자들은 관심도 없이 늘 원숭이 쳐다보기만합니다.

더 얄미운 것은, 국내에 거소가 있기에 꼬박꼬박 선거명부와 홍보물이 온다는 것입니다.

해주는 것은 없이 무조건 선거만 하라는 강요로 받아들여집니다.

그것도, 지난 4.11 총선때...선거하려고 동네 유치원에 갔는데......명단에 제가 없더라구요.

선관위 직원과 임시 알바들 발칵 뒤집히고......한 10여분....겨우 명부를 찾았다네요.

재외국민이라서....뭐 뒷쪽에 숨겨져 있었다나요....

 

만65세가 넘으면 복수국적을 취득가능하다고 합니다.

너무 오래 남았고.....국가에 '공헌'을 하면 복수국적을 준다고 하더라구요.

안중근, 윤봉길 의사만큼 벼락같은 애국을 한번 도모하면.....'공헌자'가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어떤 공헌으로 이 불쌍한 재외국민의 신세를 벋어날까요?

국내 제일의 특타 영어강사를 투입해서 전대학생들에게 무료로 토익특강을 지상파 새벽시간에 한 2년 방송하면 성인 사교육 감소 공헌으로 복수국적을 얻을 수 있을까요?~

그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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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지금 막, 1시간 전 방문한 은행 직원에게 전화가 왔네요.

"선생님, 재외국민이라 신용카드 발급이 어렵겠네요....재외국민은 좀 더 엄격해요..."

아..2년을 넘게 은행거래했는데....재외국민이라 이런 수모를 또 당해네요.

캐나다 영주권을 포기하면, 신용카드를 발급해 주겠다.....참 놀랍네요^^^

사실 꼭 없어도 되는 신용카드였는데(다른 신용카드가 있기에).....오기가 발동해서 굳이 발급을 한번 받으려고 했는데.....또 실패!!!!!!!

선거하라고 우편으로 온 책자용 선거공보만이 저에게 꼭 투표를 하라고 비웃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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