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법률이야기

제품의 디자인이 특허 못지 않게 중요한 이유

71년생 권진검 2012. 7. 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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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일반적으로 특허가 만능인 시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을 매년 특허출원을 쏟아내면서 세계 4~5위권의 특허강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만든 애플의 사례를 볼 때, 기술적인 특허 못지 않게 물품의 외관인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사실, 특허출원에 관한 한 우리나라는 세계 5위권 안에 들지만, 디자인에 대한 감각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수준이 낮은 것 같습니다.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통해, 왜 디자인이 특별한 경우, 특허보다 더 위력적인지.....그래도 한 십수년 특허 등 지적재산권을 공부하고 관심을 둔 시각으로 풀어보기로 합니다.

한국인 중 좀 일찍 아이폰을 처음 만났던 2009년.

한국에서 아이폰을 구경할 수 없었던 2009년 상반기, 캐나다에서 아이폰을 손에 넣었습니다.

 

 

위에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당시 M사의 유명한 폴더폰을 사용하고 있었는데....캐나다 통신사에서 쉽게 아이폰으로 교체해서 개통해 주더라구요.

2009년 당시, 처음 위의 두폰에 느낀 물품의 외관에 대한 심미감을 하늘과 땅 차이였습니다.

뭐랄까.....넙대기하고....심플하고 단정한 아이폰은 그 기능보다 '디자인' 에서 훨씬 더 매력적이고 지금도 그 당시의 충격적인(?) 심미감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디자인에 대한 권리를 디자인권(design right)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의장권(industrial design right)이라고 했는데 2004년 법이 개정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디자인에 대한 권리를 디자인특허(design patent)라고 합니다.

용어로 차이로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디자인에 대한 애플과 삼성의 소송을, "삼성, 애플과 특허소송에서 졌다"..이런 식으로 보도를 많이 하더라구요.

디자인에 대한 분쟁도 미국이 '디자인특허' 라는 용어를 쓰고 있기 때문에, 특허소송이라고 언급할 수 있지만, 특허법, 디자인보호법 등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소비자들에게는 '특허=기술' 이라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에, 언론이 기사를 씀에는 약간의 주의가 필요할 듯 합니다.

우리나라의 디자인권(design right)과 미국의 디자인특허(design patent)를 같은 말로서, 물품의 외관이 시각적으로 심미감을 일으키는 것에 대한 권리를 말합니다.

 

 

애플의 아이패드와 삼성의 갤럭시탭은 물품의 외관이 비슷해서 소비자로 하여금 혼동을 일으키게 할 수 있느냐 여부가 애플과 삼성의 디자인소송(디자인 특허소송)의 그 핵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미국법원은 그렇다...라는 결론으로 미국내 삼성의 갤럭시탭의 판매를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고, 세계 각국은 여러가지 이유로 이런 판결을, 저런 판결을 내리고 있습니다.

삼성의 갤럭시탭은 영국법원에서 애플에 승소를 하기는 했으나, "....not as cool as the iPad"....아이패드의 디자인보다 후지다...라는...패소보다 더 치욕적인 판결문을 받았습니다.

나라마다 다른 판결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하나의 디자인에 대한 권리는 각국마다 독립적으로 성립하고, 행사되고, 평가되는 것이 특허와 디자인에 대한 국제적인 큰 틀의 합의이기 때문에, 각국은 자신의 입맛에 맞게 다른 판결을 내릴 수가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디자인을 선점하면 후발주자가 운신의 폭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애플의 아이패드에 대한 디자인특허는 2009년에 미국 특허청에 등록이 되었더군요.

태블릿PC의 특성상, 아이패드와 좀처럼 혼동되지 않는 디자인을 만들기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좀 극단적으로 얘기를 하면, 태블릿PC를 동그랗게 만들거나, 세모로 만들 수가 없다는 것이죠.

갤럭시탭 내에서 구현되는 기술이 4만가지 이상이고, 삼성이 무척이나 멋진 기술적 특허를 갤럽시탭 내에서 작동시키더라도, 물품의 외관인 디자인이 아이패드와 혼동가능하다면,

무조건 아이패드의 디자인권(디자인특허)를 침해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 때문에 삼성이 디자인에 대해서는 계속 수세에 몰리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에 '사과' 라는 회사가 네모난 수박에 대한 디자인권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보죠.

'셋별' 이라는 회사는 수박씨가 없는 기술특허, 속이 노란색으로 만드는 기술특허 등 여러가지 수박에 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 모양을 네모나게 만드는 한 '사과' 라는 회사의 디자인특허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소비자들은 네모난 수박을 많이 좋아하고 구매하는데...오각형으로 만들수도 없고,,,,육각형으로 만들 수도 없고...이런 논리가 바로 삼성의 갤럭시탭이 가지고 있는 디자인에 대한 고민인 것입니다.

 

 

2009년이라는 아주 오래전(?), 아이패드의 형상으로 태블릿PC의 디자인을 전세계에서 선점해서 등록해버린 애플.

그리고 2012년이라는 현재, 그러한 애플의 디자인에 대한 권리로 어쩔 줄을 모르고 당황할 수 밖에 없는 다른 태블릿PC 제조사들이 고민에서........디자인이 특허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을 수가 있습니다.

스마트패드안에서 수만가지의 어떤 기술적 작용이 벌어지더라도..."내것과 똑같잖아" 라는 애플의 주장이 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수년 전,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미래에는 디자인이 큰 무기' 가 될 것이라고 선언한지 얼마되지 않은 2012년 현재, 애플의 디자인 선점으로 삼성이 곤혹을 치루고 있다는 사실이 좀 아이러니합니다.

그동안 수십년의 지적재산권의 세계적인 흐름속에서 기술적 특허가 최고라는 명제가 성립했었죠.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에는 특허가 될만한 기술이 4만여개가 넘게 적용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내부에 어떤 기술적 특허가 적용되던지간에, 물품의 외관인 디자인 하나만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는 애플의 전략에서...... 우리 기업들이 어떤 교훈을 하나 얻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꼭 스마트폰, 스마트패드에서의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속에서도 물건을 집어드는데 있어서 디자인은 큰 요소가 되죠.

디자인....특허나..품질보다....훨씬 더 매력적인 느낌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직접 만져보고 구매를 하던...인터넷으로 구매를 하던.....물품의 외관인 디자인을 보지 않고 구매하는 소비자는 단 한명도 없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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