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법률이야기

삼성에 압승거둔 애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71년생 권진검 2012. 8. 2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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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법원에서 사실상 애플은 삼성에 압승을 거두었습니다.

미국의 자국기업 애플사랑, 극단적 애국주의, 외국인 차별, 新보호무역주의, 특허제도에 대한 회의 등 여러가지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反애플 진영과 핵전쟁에 비유한 치열한 소송을 언급한 바 있고, 애플이 보유한 수백억달러의 현금 보유고의 마지막 1달러까지 털어넣어 승리를 하겠다는 전의를 불사른 바가 있습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여 천하통일한 삼성과 애플간 소송에서 우위를 점한 애플의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을 과연 미국시장을 포함한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혼자만 스마트폰을 팔려는 것일까요?

삼성에 압승을 거둔 애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삼성을 도덕적으로 비난하며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면서 삼성의 특허 및 디자인침해의 고의성을 인정받은 애플은 아마도 자신들이 오랬동안 혁신적인 연구활동으로 이룬 성과를 폄하당하는 것을 도저히 인정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특허와 누구나 모방할 수 있는 디자인에 왜 독점배타권을 주장하려고 하느냐는 反애플 진영의 논리에 격분하는 것이죠.

애플은 이마의 땀과 이로 인해 탄생한 혁신적인 기술을 인정해달라는 메시지를 처음부터 일관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정녕 미국 등 글로벌에서 삼성의 제품들을 영원히 몰아내고 자신들의 아이폰만 팔겠다는 속셈을 가지고 있을까요?

감정싸움으로 소송이 벌어지면 3년이 걸리든 5년이 걸리든 3심 최종 대법원까지 그 끝장을 보는 성향은 꼭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만 국한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막대한 소송비용, 그간의 마음고생 등 남는 것이 하나도 없이 피투성이가 되더라도 꼭 최종적으로 자신이 옳다는 것을 밝혀내고 싶어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이 쓴 소설의 저작권이 침해되어 인터넷에서 100원씩 팔리는 소설가는 이런 말을 합니다.

아무리 민사소송, 형사소송으로 법률적 조치를 취해도, 침해당사자는 억울하다고만 하고 "미안하다" 라는 말을 결코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전화를 걸어 진심으로 죄송하게 되었다고 직접사과한 사람들에 대한 모든 소송행위는 다 취하하게 된다는 것이죠.

사과 한마디에 모든 앙금이 다 녹아내린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이 사람의 심리입니다.

억울한 삼성은 이의신청에 이어, 항소를 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대응해서 애플은 미국시장에서 삼성 제품의 판매금지명령을 이끌어 내기 위해 날짜까지 잡아 놓았습니다.

 

 

한편, 미국법원과 달리 한국법원은 애플이 삼성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했습니다.

여기에 속전속결로 하지 않아도 될 애플 제품의 폐기명령까지 내렸습니다.

감정적으로 민감한 문제이자 재량사항인 폐기명령을 굳이 꼭 해야만 했는가 하는 아쉬움이 드는 대목입니다.

마찬가지 뉘앙스로 애플도 미국시장에서 삼성제품의 폐기명령, 수입금지 등이 궁극적인 목표가 아닐 듯 합니다.

다만 인정받고 싶어한다는 것이죠.

특허와 디자인을 인정받고, 적정한 로얄티를 받고 싶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디자인특허의 존속기간은 14년에 불과합니다.

애플이 고유디자인으로 권리를 주장하고 로열티를 받는 기간은 앞으로 10년 남짓합니다.

10년전, 지금도 생생한 2002 한일월드컵을 생각하면 10년은 그냥 눈깜빡할 순간에 지나갑니다.

애플은 그 기간동안만 독점권을 갖고 싶어하죠.

 

 

남은 10년남짓, 그 끝까지 소송을 할 것인지, 누구나 공감할만한 수준의 로열티를 제공하면서 10년 후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떤 전략을 펼칠지를 고민하고 연구할지.......해답은 反애플 진영의 숙제입니다.

애플의 디자인은 MS사의 운영체계 윈도우처럼 철벽같은 독점권이 될 지도 모릅니다.

그나저나...미국에서 삼성제품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는데 미국시장에서 삼성제품을 살 수 없고, 한국 시장에서는 아이폰5를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이성적인 판단이 아닌 감정적으로 대립하면, 본래 자신의 의중과는 다른 돌출행동을 하게 됨은 우리는 삶속에서 종종 경험하게 됩니다.

그동안의 막대한 소송비용은 알게 모르게 스마트폰 소비자들이 지불한 셈이지만, 앞으로 더 구체적으로 발생할 소비자의 피해는 정녕 누가 책임질 것인가요?

쭉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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