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법률이야기

LG, 각진 모서리 스마트폰으로 승부를 한다

71년생 권진검 2012. 8. 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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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만 혼자 묵묵히 각진 모서리 디자인 스마트폰으로 묵묵히 걸어가는 지금, 애플의 둥근 모서리의 직사각형 디자인특허로 전세계가 들썩들썩하고 있습니다.

둥근 모서리가 애플에게 독점권이 있다면, 둥근 타이어의 자동차는 전세계에서 모두 정지해야 한다는 비아냥거림도 있습니다.

그러나 애플 아이폰 디자인의 특허성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렇게 지엽적으로 부분부분을 뜯어서 관찰하면 안됩니다.

저는 98년부터 줄곧 삼성의 휴대폰을 사용한 바가 있고, 삼성의 고객서비스 정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생각합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는 캐나다에서도 삼성의 휴대폰을 사용했습니다.

제가 아이폰을 처음 만난 것은 2009년이었죠.

아이폰을 처음 보았을 때 단순 심플하고 그 디자인의 참신성이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이게 아이폰이구나.....그후로는 주위의 사람들의 핸드폰이 아이폰인지 아닌지만 쳐다보게 되더라구요.

나는 이미 가지고 있다는 흐뭇함이 전제가 되었습니다.

그 디자인의 톡특함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가진 스마트폰이 아이폰이라는 것을 식별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둥근 모서리이면서 투박한 것들은 어디선가 본 느낌이지만, 둥근 모서리인데 그렇게 얄쌍한 디자인은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2009년 상반기였기에, 정말 10명 중에 1, 2명만 아이폰을 사용할 때였습니다. 적어도 캐나다에서는.

 

 

이번 판결에서 아이폰의 디자인 특허는 물론이거니와 미국판례상 인정되는 고도의 식별력을 가진 트레이드 드레스가 미국법원에서 인정된 것은 이런 저의 경험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디자인특허로 등록되었기에 디자인특허권으로도 보호를 받아야 하지만, 설령 디자인특허가 부인된다고 해도 등록없이 판례법상 트레이드 드레스 권리가 인정된다는 것이 미국법원 배심원들의 생각입니다.

물론 1심에 불과하고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특정 디자인에서 특정회사가 떠오른다는 고도의 식별력까지 인정했다는 사실은 애플의 디자인특허의 효력을 더 다져주는 관점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차라리 애플의 디자인특허가 무효라고 판단한다면 저는 그것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디자인을 등록하고 안하고는 미국특허청의 심사관, 역시 개인이 내리는 판단이고, 법원은 이의 무효여부를 판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애플의 디자인과 삼성제품의 디자인이 유사하지 않다고 보는 것은 우리나라 대법원 판례를 들여다 보더라도 다소 의문이 갑니다.

 

 

우리나라 대법원은 디자인의 유사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시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의 유사 여부는 이를 구성하는 각 요소를 분리하여 개별적으로 대비할 것이 아니라 그 외관을 전체적으로 대비 관찰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이한 심미감을 느끼게 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므로 그 지배적인 특징이 유사하다면 세부적인 점에 다소 차이가 있을지라도 유사하다고 보아야 하고, 그 구성요소 중 공지의 형상부분이 있다고 하여도 그것이 특별한 심미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되지 못하는 것이 아닌 한 이것까지 포함하여 전체로서 관찰하여 느껴지는 심미감에 따라 판단해야 하여야 한다"

미국법원의 배심원들은 둥근 모서리를 빼고 아이콘의 형상도, 베젤이 다소 상이하고, 홈버튼과, 일자형 스피커가 다르다고 주장한 삼성의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일반소비자가 시장에서 딱보고 혼동하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일반소비자는 위의 대법원 판례처럼 그냥 딱 보고 판단을 하지, 스마트폰의 요소를 개별적으로 따로따로 대비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입니다.

따라서 부분적으로 이것도 다르고 저것도 다르다고 주장한 삼성의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고 유사하다고는 평결을 내린 것입니다.

앞으로 애플의 제품 폐기명령, 삼성의 항소심에서의 반격을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한편, 이러한 결과가 나올지 LG는 과연 예상하고 있었을까요?

이번 배심원 평결이 나오기 6개월 전인 2월부터 LG는 옵티머스 뷰와 유럽에 출시한 옵티머스 L시리즈(4월), 옵티머스 LTE2 등을 모두 각진 모서리 디자인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저도 둥근 모서리의 스마트폰 디자인에 좀 식상해서 그런지, LG가 각진 모서리의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알고 있었고, 디자인을 보고 LG제품임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9월에 출시될 신제품과 옵티머스 뷰2도 각진 모서리의 디자인을 유지할 것이라고 합니다.

요소별로 뜯어보면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기본적으로 같은 디자인이라는, 1차 평결이 내려진 둥근모서리를 가진 대부분의 스마트폰.......이들과 차별화 전략에 나선 것으로 보여집니다.

 

 

LG는 이미 애플의 디자인특허에 대한 분석을 미리하고 이를 회피설계했을까요?

LG는 6개월전부터 이미 두마리토끼를 잡는 전략을 세웠을까요?

한마리는 애플의 무차별 디자인 공세에서 벗어나고, 또 한마리는 아예 각진 모서리를 가진 스마트폰을 LG 스마트폰으로 소비자들이 인식하게 하자.

설령 각진 모서리의 스마트폰 디자인이 전세계 어디서도 특허받을 수 없다하더라도.....잘만 하면 "각진 모서리= LG" 라는 트레이드 드레스를 인정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어제 LG의 스마트폰이 각진 모서리의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는 소식이 널리 알려지면서 주가까지 짭잘하게 올랐다고 합니다.

LG는 왜 전세계에 유행처럼 번진 둥근 모서리의 직사각형을 버리고, 각진 모서리의 직사각형 디자인을 선택했을까요?

그 이유야 무엇이든 LG는 앞으도 쭉 각진 모서리의 직사각형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꾀할 것 같습니다.

 

 

 

삼성은 스마트폰을 각진 모서리로 만들면 바지주머니에서 찔리고, 여름에 타이트한 청바지에서 집어넣거나 뺄 때...불편하다는 논리로 애플 아이폰의 둥근 모서리 직사각형 디자인을 모든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자유롭게 써야 한다고 주장한 듯 합니다.

항소심에서 이런 기능성에 대한 강력한 어필을 하면 삼성에게도 승산이 있습니다.

디자인에 있어서 기능적인 역할을 하는 요소는 디자인특허의 보호에서 제외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앞으로 LG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진한다면, 이는 어부지리가 아닌 고도로 계산된 전략일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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