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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코리아, 가구공룡은 가구만 팔러 오지 않습니다.

71년생 권진검 2014. 12. 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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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경험한 이케아는 가구가 아닌 문화를 파는 기업이었던 강렬한 기억이 있습니다.

이케아코리아가 한국상륙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케아코리아는 가구공룡으로 유명한 스웨덴업체입니다.

유럽, 북미 등 이케아가 진출한 나라는 무수히 많습니다.

이케아코리아...그들은 한국에 가구만을 팔러 오지 않을 것입니다.

국내 가구업체들의 자구책은 가구에 온통 집중되어 있는데, 잘못 짚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케아코리아, 뚜껑을 열면 분명 2가지 반응이 있을 듯 합니다.

해외동포들에게 이케아는 2가지 평판이 극명히 대립합니다.

싸고 저렴하고 좋다.

싼게 비지떡이다.

다소 부유한 재외동포들은 이케아를 약간 폄하하고 한국에서 수입한 고급가구를 선호합니다.

그러나, 해외로 이민가거나 유학간 젊은 층들은 이케아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아마도 국내 소비자들도 이케아코리아를 경험하면 똑같은 반응을 보이는 2가지 부류가 있을 듯 합니다.

싸고 뚝딱 조립하고 편리한 대신, 견고하지 못한 이케아 가구를 나이드신 분들은 별로 좋아하기 않을 것입니다.

저희 어머니도 40년전 사신 장을 아직도 가지고 계시죠~

반면, 경제력 여력이 부족하고 이사를 비교적 쉽게 다니면서 변화하는 트렌드를 쫓는 것에 익숙한 젊은 부부들이나 학생들은 이케아코리아에 열광할 가능성이 무척이나 높습니다.

초기 일본을 제외하고 실패한 전적이 거의 없다는 이케아는 아마도 대한민국을 강타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는 것이 외국에서 이케아 열풍(?)을 경험한 저의 추측성 판단입니다.

 

 

캐나다에서 경험한 이케아에 대한 소회

보통 IKEA를 아이키아 또는 이케아라고 발음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케아라고 확정된 듯 하는데, 외국사람들은 아이키아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캐나다의 한국 아줌마들이 이케아, 이케아 하길래 저도 한번 봤습니다.

지금은 애들엄마이지만 그때는 솔로였던 아내 역시, 오랜 외국생활과 약간 서구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라 이케아라면 광분을 하던 기억이 납니다.

캐나다 밴쿠버의 코퀴틀람에 있는 이케아 매장을 방문한 저로서는 좀 신선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Do it yourself.....네가 조립해서 써라.....한마디로 말하면 바로 그런 개념이었죠.

어릴 적...책상하나를 사도 완성품의 책상이 트럭에 실려, 가구점 아저씨가 배달을 해주면 그것이 내책상이 되었던 기억.

그런 기억은 30이 넘어 캐나다에 건너가기 전까지 그리 변하지 않는 가구개념이었습니다.

몇해 전, 한국에서 아이들의 2층침대를 주문했는데, 두분이 배달을 오셔서 프레임을 조립해주고 가시더군요.

이케아코리아는 다를 것입니다.

이케아는 그냥 가구매장에 가구를 집안에서처럼 조립해서 진열을 해놓습니다.

주문을 하려면, 주문번호를 보고 직접 조립안된 부품 꾸러미를 구매해서 내가 직접 내차에 실어 집에서 조립을 하는 개념입니다.

전시매장에는 조립된 가구를, 구매매장에는 포장된 구성품 꾸러미를 구비해놓은 전형적인 Do it yourself 개념의 가구문화라는 것입니다.

한국에는 미국, 캐나다, 유럽처럼 밴 등 큰 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에 아마도 별도의 요금을 부과하는 배달 및 조립 서비스를 굉장히 많이 이용할 것 같습니다.

 

 

이케아코리아, 가구공룡은 가구만을 팔러 오지 않습니다.

밴쿠버 이케아에서 가장 인상깊게 느낀 것은 Do it yourself의 조립가구가 아니라 이케아가 가지고 있는 묘한 문화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가구를 사러가 아니라.....이케아 자체를 즐기러 사람들이 북적인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소위 마트나 백화점에서 미끼상품인 10원짜리 요쿠르트와 비교하기에는 조금 다릅니다.

미끼상품으로 다른 더 비싼 상품까지 사가지고 매장을 나가게 하는 것이 10원짜리 요구르트라면, 이케아는 계속적으로 문화를 전파하여 사람들을 이케아매니아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10원짜리 요구르트 미끼상품은 길동마트에서 사건 꺽정마트에서 사건 상관없지만, 이케아의 문화에 젖어들면 이케아에 가서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케아코리아는 세계 최대 규모의 매장으로 오픈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제가 밴쿠버에서 자주 가던 이케아 매장보다 몇배나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케아는 가구만을 팔러 한국에 오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캐나다에서 이케아를 가구를 사러 간 것보다, 이케아의 문화를 느끼러 간 횟수가 훨씬 더 많습니다.

아침이나 점심을 가볍게 먹기 위해 이케아를 간 적도 종종 있습니다.

천원짜리 커피와 천원짜리 시나몬빵.

줄을 서서 좀 기다리는 지루함이 있었지만, 너무 저렴하고 너무 맛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밥먹으러 갔다가 작은 가구나 생활용품을 집어 들고 오는 것이, 학교 보낸 아줌마들이 맛이 좋은 저렴한 커피를 두고 수다떨다가 문득 생각난 가구나 생활용품을 사가지고 나오는 것이 바로 이케아 매니아들의 특징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다중의 문화개념이 없는 한국의 가구 1, 2위업체인 한샘과 한국리바트는 아마 가격경쟁력과 품질경쟁력으로 승부하려고 밤을 지새우고 전략회의를 하고 있을 듯 합니다.

 

 

이케아는 문화를 팔러 옵니다.

캐나다 사람들은 유난히 일본차를 좋아하고 많이 탑니다.

정신적 라이벌(?) 미국에 대한 견제이기도 하겠지만, 일본은 캐나다내에 자동차 공장도 가지고 있다는 점에 크게 작용하겠만, 캐나다에 깊숙하게 일본자동차의 문화를 오랬동안 만들어 왔습니다.

캐나다의 환경을 위해 나무심기 캠페인을 하는가 하면, 학생들에게 토요타 장학금을 주는 등 교육문화를 주도하기도 합니다.

차만 파는 것이 아니라, 현지 문화속으로 이미 깊숙히 침투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토요타 등 일본자동차에 대한 캐나다 현지인들의 평가는 차만 파는 기업보다 좀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차가 일본차 못지 않게 훌륭하지만 점유율에서 상대도 되지 않는 이유는 저는 그렇게 보고 싶다는 것입니다.

이케아 역시, 가구만을 팔러 한국에 이케아코리아로 상륙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쇼핑문화, 여가문화, 가구 또는 생활용품의 구매패턴 자체를 180도 돌려놓을 전략을 구사할 것이 분명합니다.

스타벅스에서 4000원이 넘는 커피와 시나몬을, 이케아코리아 매장에서는 1천원 정도로 팔 것이 분명합니다.

 

 

저도 그래서 밴쿠버 이케아매장을 많이 갔습니다.

광명 근처에 사는 젊은이들은 아마도 "이케아에서 만나"...이럴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한국마트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 분명한 빵빵한 주차공간,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주목받을만한 아기자기한 생활용품들, 저렴하고 간단한 아침과 점심 요깃거리, 아줌마들의 수다공간으로서 이케아는 한국을 조금씩 잠식해 나갈 것입니다.

10원짜리 미끼상품 요쿠르트를 한팩 사고, 한우 10만원어치를 사가지고 가는 한국 아줌마들의 소비성향에 대한 분석을 세계적인 가구공룡 이케아가 모르고 있진 않을 것입니다.

이케아는 북미의 맥도날드에서 천원짜리 커피를 3시간동안 먹다가 매장 좌석에서 쫓겨난 재외동포 한국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에 대한 뉴스를 생각나게 합니다.

이케아는 아마도 젊은 사람들, 구매력이 강한 아줌마들의 놀이공간, 문화공간으로 빠르게 자리잡을 것이 분명합니다.

한국 대형가구업체들, 그리고 이케아코리아로 인해 더 곤궁에 빠질 중소가구업체들은 오로지 가구의 품질과 가격만을 들여다고 보고 있다가는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재앙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을 조금 알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습니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다.

침대는 과학이라는 카피문구가 대한민국을 강타한 지 오래고 지금도 가장 뇌리에 남는 가구에 대한 광고입니다.

같은 논리로, 이케아코리아는 가구를 팔러 한국에 상륙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가구문화와 소비문화, 놀이문화 등을 송두리째 바꾸려는 전략을 가지고 상륙할 것이 뻔합니다.

적어도 제가 이케아코리아 마케팅 담당자라면, 이런 점을 염두해 두고 각종 편의시설과 부대시설, 공간과 동선 등을 면밀하고 치밀하게 준비할 것 같습니다.

이케아코리아가 한국에서 유독 높은 소비자가격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싼 것이 비지떡이라는 한국 특유의 소비문화에 대한 대응책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좌우간, 저도 조만간 이사갈 집에 어울리는 쇼파를 사러 동네 창고형 가구매장을 들릴 예정입니만,

2시간 이내에 거리에 이케아 매장이 있다면,

드라이브 겸 옛추억에 대한 향수, 그리고 아이들의 놀이공간, 싸고 맛난 브런치, 약간 생활용품 충동구매, 저렴하고 실용적인 가구구매를 위해 한숨에 달려갈 용의가 분명히 있습니다.

아니..2시간 거리에 있는 대전 코스트코도 두번이나 쇼핑하러 다녀온 아내.

분명히 서울집 가는 길에 이케아 광명점 한번 들르자고 할 것이 불보듯 뻔합니다.

캐나다 생활을 15년 정도 경험한 애들엄마는 코스트코마니아, 이케아마니아입니다~

국내 가구업체들, 이케아는 한국에 가구만을 팔러 오진 않습니다.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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