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외국이야기

이케아코리아, 가구라고 쓰고 문화라고 읽는다.

71년생 권진검 2014. 12. 2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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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일, 제가 캐나다에서 겪은 이케아에 대한 느낌을 토대로 이케아코리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한번 가늠해보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2014/12/01 - [영어&외국이야기] - 이케아코리아, 가구공룡은 가구만 팔러 오지 않습니다.

당시 위 포스팅은 다음 메인에 걸리면서 약 2만명의 사람들이 읽어주셨죠^

 

 

그로부터 20일이 지난 이케아코리아의 오픈사태.

블랙홀처럼 사람들은 빨아들이며 몇일 새 10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이케아코리아 광명점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일본해 표기 논란, 고가 정책 꼼수 등.....오픈하기도 전에 한국 언론의 뭇매를 맞은 이케아코리아.

역시 제가 윗 글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대박이 나고야 말았습니다.

스웨덴 가구공룡은 한국 쇼핑 소비자들의 성향을 꿰뚫고 있었다는 것이죠.

 

 

이케아코리아는 가구라고 쓰고 문화라고 읽으면 된다는 결론이 맞는 것 같습니다.

캐다다 등 북미사람들도 쇼핑을 무지하게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좀 잔잔한 반면, 한국 소비자들은 그들보다 훨씬 더 쇼핑스타일이 거친(?) 면이 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로 개장한 이케아코리아는 진입 사거리에서 주차하는데 40분이 넘게 걸렸다고 합니다.

 

광명 동네에서 걸어간 사람들이야 괜찮았겠지만, 서울 근교에서 자동차를 가지고 간 소비자들은 아주 질색을 했을 것으로 느껴집니다.

몇일동안, 10만에 달하는 손님들이 가구를 사러 이케아코리아를 갔을까요?

핫도그 1만개, 커피 1만잔, 미트볼이 6만개가 팔렸다고 합니다.

제가 아점격인 브런치를 먹으러 캐나다에서 이케아를 갔던 이유와 그리 다르지 않은 손님들의 발길이 아니었을까 하는 강한 추측이 드는 대목입니다.

 

 

핫도그 400원.

인근 식당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지불하는 돈의 절반도 내지 않고 저렴한 커피한잔과 함께 한끼가 해결되고,

뒤따르는 공짜 아이쇼핑.....그리고 가구보다 더 많다는 생활용품에 대한 충동구매....뭐 저의 캐나다 경험과 그리 다르지 않은 방문객들의 동선이었을 듯 합니다.

여기에 작정을 하고 생활용품을 구매하려 온 진성고객들(?)과, 진짜 필요한 저렴한 가구를 구매하러온 충성고객(?)....이렇게 합쳐서 몇일간 10만명이라는 소리입니다.

침대는 과학이 아니다가 아니라......가구라고 쓰고 문화라고 읽는다가 맞을 듯 싶습니다.

여기에......젊은 주부들을 위한 어린이놀이터까지.......던져(?)놓고....마음껏 쇼핑하는 제 아내같은 충성고객에게는 육아해방(?)이라는 작은 선물까지 선사하는 이케아코리아.

초반 대박 돌풍이야.....신규 오픈에 대한 기대감으로 어느정도 거품이라고 보아야 할 부분이지만, 향후 서울 강동구와 경기도 고양 등지에 4개매장을 더 준비하는 이케아코리아는 분명 한국 쇼핑 문화에 큰 획을 그을 것은 분명합니다.

전세계적으로 현지매장에서 실패한 경험이 거의 없는 이케아는 이렇게 한국시장을 가구가 아닌 문화로 침투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근 광명가구거리는 침통한 상태라고 합니다.

이케아코리아에서 불과 7km 떨어진 광명가구거리는 아주 한가한 것을 넘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뉴스까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이케아코리아의 위력을 실감하는 가구거리 상인들.

오픈 한달전 쯤, 이케아코리아의 고가정책으로 가격경쟁력에서 자신이 생겼다는 중소 가구업체의 대표의 인터뷰를 듣고 이달 초 위와 같은 블로그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구선두업체, 한샘이나 리바트...그리고 중소 가구업체들에게 이케아코리아는 가구만을 팔러 한국에 오지 않겠다는 다소 경고성(?)  내용이 위의 포스팅의 요점이었습니다.

단순히 이케아코리아가 가구를 빙자해서 생필품이나 먹거리 문화를 주도하려고 했다면, 광명가구거리가 그렇게 한산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요는.....이케아코리아가 쇼핑문화도 선도하면서 가구까지 파는......주객이 전도된 그런 전법을 구사하는....아니....그들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결과는 그렇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케아코리아, 애국심으로 맞설 수 있을까?

이케아코리아 오픈 대박사태에 언론은, 일본해 표기 논란 등 애국심이 어디로?....라는 기사까지 쏟아내고 있습니다.

국내 가구업체에 대한 보호도 필요합니다.

인근 식당들도 그 타격이 만만치 않을 듯 싶습니다.

가구라고 쓰고....쓴 대로 가구전문점이라고 우기면서 대형마트는 아니라고 합니다.

1달에 2번 쉬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국회 등이......여러가지 제재를 검토할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몇년 전, 서울시와 코스트코의 주말 영업에 대한 실갱이는 그 끝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케아코리아 블랙홀(?) 현상을 애국심 또는 외국기업에 대한 견제로 해결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막을 방법은 있지도...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이케아코리아는 다소 높은 가격논란, 그리고 생소한 구매방식에 대한 철저한 서비스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북미나 유럽 등과는 달리 SUV차량 소유자가 적은 대한민국에서만은 배송 및 조립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부담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한국 소비자들의 환심을 살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신규 오픈 거품이 빠진 이케아코리아가 지난 주말같은 북새통을 이룰지 한번 지켜볼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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