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정치이야기

천주교 순교 폄하 발언과 '도무지'라는 말의 의미

여론야론 2012. 6.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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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자라고 스스로 밝힌 새누리당 의원이 종북세력을 색출하는 방법으로 오래된 박해시절에 천주교 신자들이 당했던 고통과 수난을 폄하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5.16을 구국의 혁명이라는 말과 함께....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도무지라는 말은 천주교 신자들이 당한 처참했던 마지막 순간의 '도무지死' 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박해시절, 배교를 강요하면서 얼굴에 물을 뿌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창호지를 한장 한장 붙여나간다고 합니다.

물과 함께 얼굴에 착 달라붙은 종이로 인해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장한장...숨은 더더욱 쉴 수 없고......천주교 신자들은 신앙고백조차 하지 못하고 질식해서 쓰러졌다고 합니다.

마음속으로..."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라고....

이렇게 죽임을 당하는 것이 도무지死라고 합니다.

성지순례 마지막 장소인 여산동헌에서 지역 성당 간사님께서 당부를 하더라구요.

"천주교 신자라면, '도무지'라는 말을 쓸 때에는 항상 처절하게 죽어간 천주교 신자들을 한번씩 생각하세요"

 

 

천호성지에서 여산 동헌까지 이어지는 8km 성지순례.

꼬맹이들을 데리고 무리한 출발을 했는데..역시나 두 녀석 모두 아내와 하나씩 등에 짊어지고... 8km.....고난의(?) 성지순례였습니다.

2010년 캐나다에서 세례를 받고 처음으로 참여해 본 성지순례였습니다.

천호성지는 당연히 당시 조선 지도자로부터 배교를 강요당했던 처절한 순교의 역사의 현장이었죠.

박해역사에 유난히 전라도 근처에서 순교자들이 많은 이유는 당시 국가의 명령을 전라도 도지사가 집행하지 않아서, 전국 각지에서 전라도로 신자들이 모여들은 탓이라고 하네요.

풀어줘도 감옥으로 돌아오고...너만은 살아서 대를 이으라는 아버지의 배교 권유도 뿌리치고...능지처참은 비교도 하지 못할 정도로 혹독한 극형으로 천주교 성인들과 무명인들은 무참히도 쓰러졌다고 합니다.

전라도의 한고을 사또는 이런 천주교 신자들의 순명에 감동을 해서 신자들과 같이 순교의 길을 걸어다는 일화도 들었습니다.

 

 

순교자들이 멧돌같은 구멍에 머리를 넣고 잡아당겨서 신체를 이탈시키는 등 처참한 마지막 참형을 당할 때가 겨울이었다고 합니다.

도무지사, 멧돌참형을 당하기 직전 신자들의 옷이 홑껍데기 옷이었다고 합니다.

너무 굶주려서 옷속에 있는 솜을 조금씩 조금씩 모두 빼서 먹었다는 것이죠.

여름에는 마지막 배교의 유혹을 물리친 참형장 잔디를 짐승처럼 뜯어먹는 모습도 연출이 되었다고 합니다. 너무 배가 고파서...

그 밖에 천주교 신자들의 순교역사는 끝없는 눈물로 다할 수 없을 만큼 처참하고 고통스러웠다고 합니다.

 

 

위 사진은 여산성지 부근 여산동헌에 있는 척화비입니다.

처음에는 몰라서 빨래판으로 쓰다가 나중에 척화비임이 밝혀져서 고이 모셔져 있다고 하네요.

"洋夷侵犯 非戰則和 主和賣國"

서양 오랑캐가 침입하는데, 싸우지 않으면 화친하자는 것이니, 화친을 주장함은 나라를 파는 것이다....

150년 쯤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진보와 보수가 서로를 오랑캐로 규정하고 극한으로 대립하는 내홍을 겪고 있네요.

기독교나 천주교의 궁극적 참된 교리는.....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라가 아니라...."서로 사랑하라" 입니다.

 

 

종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천주교 신자가 십자가를 밝고 지나가는 배교적 행위와 동일시 한 천주교 신자이자 현역 국회의원.....

자신들이 하는 작금의 정치행태를 숭고한 종교적 순교에 빗대다니.....도무지...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천주교 순교자들 못지 않게 억울하고 고통스럽게...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한 군사정권의 희생자들은 안중에도 없고....오로지 5.16 혁명찬양과 신군부의 대부에 절대충성으로 일관하는 현역 국회의원.

주일미사 나가서 신부님 앞에서 고해성사 한번 하시고,

천주교 순교사 한번 읽어보시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성지순례나 5.18 묘역이나 한번 다녀오심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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