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정치이야기

경색된 남북관계와 카피할 수 없는 문재인

71년생 권진검 2012. 9. 1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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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가 파죽의 11연승을 달리고 있고, 박근혜 후보는 다소 난관에 봉착하고, 안철수 교수는 안철수의 생각을 구체화한 약속을 국민앞에 선보이기 위해서 여념이 없을 것 같은 2012년 대선정국입니다.

역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항상 도마 위에 올랐던 것 중에 하나는 역시 북한과의 관계를 꼽을 수가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북풍, 색깔론 등 우리쪽 상황이 문제가 되기도 하고, 북한의 돌출적인 행동 역시 민감한 상황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선거가 100일도 남지 않은 현재, 지난 10년의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때와는 달리 현정부에서의 북한과의 관계 설정은 5년내내 풀어낼 실마리조차 찾아보기 힘듭니다.

2012년 대한민국 대통령을 뽑는 대선, 돌파구를 찾기 힘든 현재 북한과의 관계....무엇이 문제일까요?

문재인 후보가 경선 11연승과 지지율 상승으로 호재를 맞이하고 있지만, 여기서는 남북관계에서의 카피할 수 없는 문재인 후보의 경쟁력을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북한 "그런 지원 필요없다"

 

 

태풍이 강타한 38선 남쪽의 피해도 상당했지만, 북한측의 피해도 만만치가 않았나 봅니다.

정부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대북 수해지원을 제의하고 북한과 교섭을 벌였지만, 북한이 이를 거부했습니다.

쌀, 중장비 등 실질적으로 태풍피해에 의미가 되는 물품을 원했던 북한의 바램과는 달리 우리 정부는 밀가루 등 원치않는 품목을 전달하겠다고 통보를 했습니다.

이에 북한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대변인은,

"보잘것 없는 얼마간의 물자를 내들고 우리를 또다시 심하게 모욕했다. 괴뢰패당은 진심으로 지원하려는 마음이 꼬물만치도 없었다......여론에 못이겨 생색을 내고 체면이나 세워보려는 것이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애당초 큰물 피해와 관련해 괴뢰당국에 그 어떤 것도 기대한 것이 없지만 이번에 더욱 환멸을 느꼈다" 고 주장했습니다.

우리 대한적십자사의 명의로 먼저 제안한 대북 수해지원은 이렇게 물거품이 되고, 정부와 통일부 관계자들은 망연자실하게 임기내 남북관계 개선은 물건너간 것이 아니냐고 판단하고 있는 듯 합니다.

밀가루라도 받아서 주민들에게 나누어주지....

 

빚탕감 러시아 vs 빚독촉 대한민국

 

 

이명박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며칠전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안정을 위해서 서로 열심히 노력하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여기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있었던 러시아 당국과 한국 정부의 태도가 명암이 교차하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지난 6월, 러시아는 북한에 받을 12조원의 돈 중 90%를 탕감해 주었습니다.

대출을 받은 사람의 경제사정이 무척 안좋은 것을 안 금융회사가 대출금 상환이 어려운 채무자의 빚을 탕감해주는 그런 조치와 비슷합니다.

러시아는 탕감하고도 남는 10%가량의 채무도 '지원을 통한 채무 변제' 모델을 채택, 교육, 의료, 에너지 분야에 양국이 적극 합의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반면, 대한민국 정부는 똑같은 시기인 지난 6월, 북한에게 빌려준 식량차관 1차 상환분 69억원을 빨리 갚으라는 통지를 보냈습니다.

2000년 이후 북에 실려준 식량은 우리돈으로 총 8천여억에 이르는데, 이중 일부에 대해 상환일이 지났으니 갚으라는 통지였습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몇몇 언론사에 대한 북한의 위협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 정부는 상환통지와 함께 이러한 위협에 대한 즉각 중지도 촉구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러시아와 한국의 자세, 상대가 "그런 지원은 필요없다" 라며 밀가루 등은 안받는다고 하는 북한이라고 볼 때, 러시아가 잘하는 걸까요, 우리 정부가 잘하는 걸까요?

러시아는 채무탕감과 이에 대한 후속조치를 위해 양 당사국의 책임자들이 긴밀하게 상호교류하는 반면, 우리 정부는 돈 갚을라고 빚독촉하고 밀가루 보낸다고 선심을 썼는데 거절당하는 등, 2013년이 와야 다시 남북관계에 대해서 논의를 할까말까한 아주 깝깝한 프레임에 갖혔습니다.

 

남북관계 개선과 문재인 후보의 민주통합당

 

 

참여정부의 정치적 경호실장이었던 유시민 전 장관은 글로벌 경제 위기속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남북관계 개선이라고 주장하고, 몇몇 학자들도 이에 이견을 달지 않고 깊은 공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 정부와 군은 어제 수해지원 거절을 당하자마자 "5년 내에 미사일 900기를 증강배치해서 북한을 1일내에 무력화하겠다"...전쟁이 나면 아작을 내겠다고 대북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북한은 구한나라당, 지금의 새누리당 정권과는 상종도 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하고,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남북관계는 냉랭합니다.

당시 캐나다에서 접했던 이런 뉘앙스의 북한의 태도는 아직도 강경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 가보지 못하고 기사를 쓰는 한국언론과는 달리, 중립국(?)의 위치로서 북한을 들락날락하면서 북한정세와 현실에 대해 매우 정교한 자료들과 소식을 가지고 있던 현지 캐나다 언론은 한나라당 정부가 계속되는 한, 10년, 20년이 지나도 북한은 남한쪽과 관계개선을 원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전했고, 5년이 지난 지금 캐나다언론의 남북관계 전망은 한치의 오차없이 들어맞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어려움에 봉착하고 궁지에 몰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유신논란, 인혁당논란보다 이러한 북한의 태도가 더더욱 부담스럽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고, 깊은 고민에 빠져 그 돌파구를 찾을 길이 없어 보입니다.

반면, 햇볕정책을 주도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를 계승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불가능해 보였던 남북정상회담까지 감행해서 국민들에게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을 선물해주기도 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상당한 진전과 합의를 도출해 내었습니다.

무분별한 대북지원은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었지만, 큰틀에서 당시 우린 희망을 보았었습니다.

 

 

2번의 남북정상회담에서 운전대를 잡았던 사람 중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문재인 후보에게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실무를 담당했던 이 두사람이 향후 정권이 바뀐다면, 남북관계 개선에 큰 공을 세울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에 가보지도 않고 극한으로 대치하고 있는 새누리당 정부와는 달리, 북한에 가본 적도 있고, 직접 합의를 이끌낸 당사자들이기에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실마리를 풀 해법을 제시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입니다.

이 부분은 현재 찌를 듯한 인기를 얻고 있는 안철수 교수가 가질래야 가질 수 없는 민주당의 큰 역사적 보물이라는 판단이 서며, 아마도 야권단일화 국면을 맞이한다면 심각하게 고려될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민간인 차원에서 북한에 지원을 협상했었던 안철수 교수측의 행보와, 정부 최고책임자 다음의 2인자로서 북한과 교섭을 하고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 내며, 후속 조치를 만들어 낸 경험이 있는 민주당과 문재인후보의 경험과 노하우는 좀 격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이 부분은 안철수 교수측과 문재인 후보측 단순 인기투표로 그 우월을 가리지 않는 한, 야권후보단일화 협상에서 심각하게 논의될 부분이라고 판단되고, 누구를 밀어주더라도 서로 공조해 나가야 할 부분임에는 틀림없는 경쟁력이 아닐 수 없죠.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할 대북정책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하고 김정은 3대세습이 만들질 무렵, 국내언론과 미국언론은 북한 붕괴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를 금치 못했습니다.

저는 아래와 같은 경험으로, 아내에게 김정은 체제가 금방 자리를 잡고 안정화될 것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캐나다에서 알고 지냈던 신문사 사장님에게서 미국, 캐나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이 참석하여 토론을 벌였던 북한관련 마라톤 세미나를 이틀간 참석하고 취재를 부탁받을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한국 국적이 아닌, 캐나다 시민권자인 캐나다 한인 교수는 언론을 통해서 이런 말을 합니다.

"북한에 가봤더니 김정일이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도 죽은 김일성이 통치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북한의 체제는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매우 공고해 보였다"

영원한 숙적, 박정희 전 대통령 만큼이나 북한의 김일성 주석도 죽은 후에도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당시 세미나에 방청객으로 참석했던 한 한인교포가 백악관 출신의 미국 대북전문가에게 이러한 날선 질문을 날렸습니다.

"좀 숨을 쉴 틈을 주고 밀어부쳐야지 그렇게 미국이 궁지로 몰아넣으니까 북한이 최악을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냐!"

패널과 방청객 사이에 약간의 설전이 있었습니다.

대북문제는 섣부르게 접근했다가는 큰 낭패를 보기 마련이고, 북한의 새누리당과 일부 보수언론에 대한 집중포화적 비난도 결코 야권진영에게 유리해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11연승의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의 카피할 수 없는 경쟁력

 

 

향후 5년은 남북한 이산가족에게는 한과 눈물의 상봉을 기대할 수 있는 마지막 생존기간으로 보여집니다.

먼 사돈쪽 어르신은 눈만 뜨면 고향생각, 북에 두고 온 가족 생각으로 60년째 시름을 앓고 있습니다.

어떻게라도 북의 가족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중국으로 통해 북에 있는 동생에게 약간을 돈을 부치고 있나 봅니다.

100만원을 보내면 중간 브로커들이 이것저것 다 띠고 30만원가량이 북의 동생에게 전달되나 봅니다.

그분의 나이는 벌써 80세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남북한 당국자들이 실갱이를 벌이고 있는 세월동안 그들은 이미 너무 나이가 많이 들었습니다.

추석 남북이산가족 상봉, 이명박 대통령 임기내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물거품이 된 2012년 9월.

북한과 극한 대립 프레임에 갇힌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어떤 묘수를 발굴해 낼지,

안철수 교수가 대북관련 여러가지 카드 중에 어떤 선택으로 국민들을 감동시킬지가 무척이나 기대되면서도,

민주통합당 문재인 유력 대선후보와 그 뒤를 철통같이 지지하고 있는....남북정상회담을 2번이나 이끌어내면서 한반도에 작은 희망의 불씨를 지폈던 경험이 있는 민주당에게 한표 던지고 싶은 마음으로 포스팅을 마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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