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망신 인터넷 규제, 모범답안은 없는가?

 

 

 

최근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위헌판결로 포털사이트 등 여러 인터넷환경에서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구글의 유튜브 같은 사이트에서는 이젠 국적을 세탁해야 동영상과 댓글을 다는 불편함도 사라지게 되었죠.

인간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존귀하게 보호받아야 한다는 표현의 자유, 그리고 그에 부수해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막아보자는 정부의 규제....어떤 것이 정말 모범답안인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논란의 여지는 있어 보입니다.

특히 우리는 군사정권이 오랜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였던 아픔이 있고, 현재도 민간인 불법사찰이라는 글로벌 환경에서는 있을 수 없는 수치를 느끼면서 이와 연관된 책임자들의 무거운 중형선고를 지켜보고 있는 현실입니다.

해외에서까지 망신살이 뻗힌 인터넷 규제와 검열, 뭐가 맞을까요? 모범답안은 없는 걸까요?

 

뉴욕타임즈 1면에 실린, 불명예스러운 기사

 

 

뉴욕타임즈는 얼마전, 한국의 인터넷 규제와 검열에 대한 기사를 1면에서 소개한 바 있습니다.

위의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기사제목이 "Korea Policing the Net. Twist? It's South Korea" 입니다.

인터넷 치안활동, 즉 인터넷 검열이 꼬일대로 꼬여있는 대한민국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중국에서는 이런 일은 흔한 일이라 별로 놀랍지 않지만, 한국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는 것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소위 고대녀의 해적기지 발언에 한국 해군이 명예훼손소송을 걸었다는 사례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글로벌 경제를 따라잡는데 일조한 한국의 인터넷기반의 문화가 다소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문화와 충돌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러시아, 이집트 등과 함께 인터넷 감시 대상 국가로 분류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CNN은 더욱 풍자적으로 한국의 현실을 보도했습니다.

 

 

미국 CNN방송은 "South Korea "joke" may lead to prison" 이라는 제목으로 더 노골적으로 한국의 인터넷 검열에 대한 비난을 퍼붓고 있습니다.

CNN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2년만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람이 5명에서 82명으로 늘었다고 하면서, 이러한 일이 벌어진 곳은 북한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고 꼬집어서 보도를 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CNN은 한술 더 뜹니다.

한국의 국가보안법은 북의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제정된 법이였지만, 그 적용에 있어서는 정치적 반대파를 탄압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데 활용됐다고 하면서 미국이 한국에게 이 법안의 수정을 권고했다는 사실도 언급했습니다.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서 부단히도 노력하는 우리 대한민국에게 있어서 이런 외신의 보도는 조금은 치욕스럽게 느껴집니다.

 

대박난 싸이가 인상을 쓰는 이유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영화이외에 인터넷 뮤직비디오에 등급을 분류하는 작업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TV 프로그램이나 영화에서처럼 오른쪽 상단에 똥글배기 안에 All, 12세, 15세, 청소년 관람불가 등 4개등급으로 분류한다는 것입니다.

100억대 수입이 예상된다는 둥, 미국 현지에서 방송출연도 열심히 하는 가수 싸이..갑자기 인상을 쓰고 퉁명스럽게 말합니다.

이렇게 좋은 분위기가 형성될 때 국가가 도와줄 것이라고 믿었는데....오히려...규제의 칼로 위축이 될 것 같다는 뉘앙스였습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이는 규제가 아니라 청소년 선도를 위한 안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할 뿐만 아니라, 해외진출과 마케팅 시기에 있어서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등급분류 처리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뉘앙스로 반대여론에 화답했습니다.

그러나, 다소 어쩡정한 장면이 삽입된 뮤직비디오를 8월 이전에 제작한 회사들은 이로 인한 영향으로 다시 뮤직비디오를 찍어야 할 지도 모른다고 푸념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인터넷 뮤직비디오의 등급분류에 대한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둘러싼 여러가지 논란과 시행 후에 있어서의 부작용은 또 다른 논란거리로 대두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실세로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시물레이션을 돌려본 싸이의 강남스타일

 

 

 

뭔가를 한건 해야겠다고 무모하게 달려드는 신인 정치인이나 일반 기업체의 신입 영업사원과 마찬가지로, 다소 경직될 수 있을 법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신입위원들을 상대로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심의하는 시뮬레이션을 해보았다고 합니다.

일부 신입위원들은 12세 이상이 봐야 한다, 아니다 15세 미만은 시청하면 안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합니다.

물론 다수의 위원들은 전체관람가를 선택했다고 하는데, 이는 심사와 분류를 하는 위원들의 성향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전세계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볼 수 있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우리나라에서만 12세 또는 15세 이상의 사람들만 볼 수 있게 된다는 자기모순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전세계에서 모든 사람들이 즐기고 높은 점수를 부여하고 인기몰이를 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는 K-POP 등 한류문화를 우리나라가 먼저 나서서 12세 이상 관람가, 15세 이상 관람가의 딱지를 붙이는 아이러니하면서도 문화예술의 발전에 저해가 되는 행위가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금할 수가 없습니다.

 

 

한편, 2012년 대선을 맞이하여 트위터 등 SNS에서 표현의 자유를 무척 광범위하게 인정하다는 선관위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인터넷 실명제도 풀리고, 선관위의 너그러운 방침 속에 올해말, 대규모로 벌금형의 처분이 내려지는 불상사가 일어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기간별로 SNS 등에서 할 수 있는 행위들이 크게 다르니 이를 꼭 숙지해서 전과자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할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