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부부이야기

치매 어머님 끝까지 집에서 지켜드리는 막내아들

71년생 권진검 2012. 3. 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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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두분의 어머님께서 치매를 앓고 계십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닐 것 같아서 스쳐지나가는 말이라도 귀를 쫑끗하면서 경청하곤 합니다.

한분은 치매 어머님과 와이프 사이의 갈등으로 가정의 불화가 찾아온 반면,
다른 한분은 정성스럽게 치매 어머님을 뒷바라지하고 있었습니다.


막내아들, 한번 책임진 죄로 치매 어머님 떠안어


어머님을 모시는데 정성을 다하는 그분은 사실 막내아들입니다.
잠깐 모시기로 했다가 벌써 엄청난 시간이 흘러간 모양입니다.
형님께서는 다녀가신 적이 얼마나 되었는지 모른답니다.

가족관계를 잘 모르는 동네사람들은 그분이 장남일 줄 알고 계신다고 하네요.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누나들도 2명이나 있는 듯 합니다.

무심한 누나들은 명절 때에 얼굴을 비추며....요양병원으로 보내면 될꺼 아니냐고 왜 생고생을 하느냐고 속없는 소리를 한다고 합니다.

형님은 가까이 사는데도 코빼기도 안비친다고 넋두리를 하시더라구요.


치매 어머님 요양병원에 안보내는 이유


물론, 요양병원으로 모시려면 월 100만원 가까이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먹고 살기 빠듯한 살림에 큰 부담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막내아들인 그분이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시지 않는 이유는 다른데에 있습니다.

식사조차 불편한 어머님이 누가 도와주지 않으면, 식사를 제대로 못하시나 봅니다.
요양병원은 정해진 식사시간이 끝나면, 그냥 식판을 걷어가는 곳도 있다고 믿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밤잠을 설치며 항상 긴장하는 순간들


어머님은 치매의 정도가 좀 심하신 것 같습니다.
방에서 화장실은 잘 가시는데, 화장실에서 나와서 방을 잘 못찾는다고 하십니다.

당연히, 밤중에 인기척이 나면, 잠이 깨서 눈을 감고 밖의 상황을 귀로 주시한다고 합니다.
어머님이 밤중에 화장실 앞에서 쭈그리고 계신다고 판단되면, 밖으로 나가 어머님을 방으로 모신다고 합니다.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나 봅니다.
겨울같은 경우에는 혹시라도 어머님이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이 나니까요.


지극 정성인 두 딸들과 며느리


그분의 두 딸들도 할머니인 어머님에게 지극 정성이라고 합니다.
한명은 목욕담당, 한명은 손톱도 깍아드리고 이것저것 챙긴다고 합니다.

사실, 손녀들이 요즘 멀쩡한 할머니에게도 이렇게 하기 힘들죠.

그분 사모님을 가끔 뵈는데....아주 순하디 순하게 생기셔서 손자, 손녀 챙기시고 치매 시어머니의 수발을 열심히 들고 계신 것 같습니다.

온 가족의 사랑으로 치매 어머님은 보살핌을 받는 것이죠.


반면에 위에서 언급했던, 다른 한분의 집은 거의 전쟁수준으로 하루가 멀다하고 치매 어머님 때문에 불화라고 합니다.
며느리와 치매 시어머니와의 갈등이, 부부간의 불화로 이어지나 봅니다.

좌우간, 집에서 지극정성으로 치매 어머님을 돌보시는 그 형님.
30년 넘게 거의 한주도 빠짐없이 성당에 나가서 미사를 드립니다.
하늘이 돌보시어, 어머님의 병세가 더욱 악화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저도 막내아들인데....부모님 모두 칠순을 훌쩍 넘으셨는데.....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고 많은 것을 배워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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