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부부이야기

딸만 있으면 싱크대 앞에서 인생을 마감한다?

71년생 권진검 2012. 3.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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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 저는 무뚝뚝하고..소위 멋대가리 없는 아들입니다.
누나는 결혼 후에도 친정엄마인 어머니에게 무척이나 잘합니다.

거의 매일 전화도 하고, 자주 왕래도 하고....
저는 거의 한달에 한번씩 전화를 할까 말까 하죠.

불효자는 우는 것이 아니라......혼이 좀 나야할 것 같습니다.


딸만 있으면 싱크대 앞에서 인생을 마감한다고 합니다.


오늘 모임이 있어서,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과 재미나게 대화를 했습니다.

그러던 중, 대장님 격인 환갑이 다되신 반장님이 하시는 말씀,
 "아들만 둘이야?.....나도 아들만 둘이야"

호스트인 주인네는 딸만 둘입니다.

두 집 모두 6살, 4살 그렇습니다.


다과가 나오고....반장님 이하, 50을 훨씬 넘으신 분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들만 있으면, 늙으면 허전해서 못산다.....
며느리는 며느리일 뿐, 아무리 잘해도 다 헛것이다...딸이 하나 있어야 한다...
딸만 있어서....또...아들 하나가 아쉽다....

그러던 중, 갑자기 반장님이 하시는 말,
"딸만 있으면 씽크대 앞에서 죽는다!".....?????


이유인즉, 이렇답니다.


딸은 시집보내면 살가워서 좋은데, 요즘 여성들이 사회생활을 엄청 많이 합니다.
도움이 필요할 때....누가에게 손을 내밀까요?
당연하게 친정엄마죠.

엄마.....김치 좀 담아줘.....돈 드릴께..
엄마.....애들 좀 1달만 맡아 주세요....

그러지 않아도....사위는 백년손님......미워도 딸 생각해서....이것 저것 반찬해다가 나르고...
잘못하다가는 결국, 부엌때기 신세를 못 면하고...싱크대 앞에서 삶을 마감한다는.....그런 유머였습니다.

모두 자지러지게 웃었지만...곰곰히 생각해 보면.....우리들 친정엄마의 슬픈 현실 이야기였습니다.


전혀 다른 이유로 위험군(?)에 속하는 장모님

 


저희 장모님도 싱크대 앞에서 위험하십니다.
30년대 생이시고, 1남 2녀를 두고 계시죠.
제 아내가 막내딸입니다. 위에는 오빠, 언니 이런 순이죠.

장모님은 저희 부부가 외국에서 두 아이를 출산할 때에도 못 오셨습니다.
대신 사돈인 제 어머니가 두번을 막내아들의 며느리 산후조리를 하러 이역만리 지구반대편으로 오셨었죠.

결혼한지 6년이 다 되어가지만, 장모님은 아직 저희집에 한번도 오시지 못했습니다.
외국에서 산 몇년을 빼더라도.....좀 그렇습니다...


장모님의 시어머니가 아직 살아계시기 때문입니다.
100세가 넘으셨죠.
혼자서 버스타고 한약방에 가셔서 보약을 지으실 정도로 정정하십니다.

장모님은 칠순이 넘어서도......시어머니 수발을 들고 계시는 겁니다.
거기에 당신은 허리가 안좋아서 수술도 하고 몸이 많이 안좋으십니다.

딸만 있으면 싱크대 앞이 위험하다는 말......
장모님도 딸이 둘이나 있지만.....둘 다 모두 왕성한 사회생활을 하고 있지만.....딸들 수발하는 것이 아니라, 100세 시어머니 수발을 드시니라 싱크대 앞이 위험한 것이지요.


아이들에게는 왕왕할머니....아내의 친할머니....장모님의 시어머니께서....건강하게 오래 사시라고 할 수만은 없는 묘한 상황입니다.

팔순을 향해 달려가시는 장모님께서는 오늘도.....출가한 두 딸과 손주녀석들은 물론, 100세 시어머니를 위해 맛있는 김치와 된장을 담기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싱크대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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