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법률이야기

FTA시대, 법률시장 전문직의 합종연횡

여론야론 2012. 4.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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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의 발효로 우리나라는 미국에 3단계에 걸쳐 법률시장을 완전히 개방을 해야 합니다.

최근 변호사들이 법무사, 변리사, 세무사 등 기타 전문직과의 동업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정한 것 같습니다.

원래 변호사법 제34조는 동업을 금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복잡다기한 현대사회에서 일련의 사건들이 한가지 직역의 전문직 영역으로만 분쟁이 전개되는 경우보다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어 전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아는 범위로 한정하여 변호사와 변리사의 경우를 한번 예를 들어 살펴보기로 합니다.

둘 다 개인사무소라고 가정합니다.

 

변호사는 원래 여러가지 직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변호사 자격이 있으면, 법무사가 할 수 있는 영역, 변리사가 할 수 있는 영역, 공인중개사가 할 수 있는 영역 등 십수가지의 업무를 볼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합니다.

당연히 변호사는 특허청에 돈만 내고 등록증만 받으면, 변리사라는 명함도 따로 부여받고 특허, 상표 등의 지적재산권 관련 출원행위와 분쟁조정 업무를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의뢰인 특허를 침해당했다고 특허침해소송을 진행하자고 합니다.

특허행정소송의 경우와는 달리 특허침해소송에서는 변호사가 소송대리권을 독점하고, 변리사는 소송대리권이 없습니다.

그런데...법대 출신인 변호사는 특허침해소송의 대상인 스마트폰의 메카니즘을 잘 모릅니다.

기술은 잘 모르니.....공대 출신 변호사에게 가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관행에 따르면, 기술문외한인 변호사는 기술전문가인 변리사에게 일정부분 수익을 돌려주고 실질적으로 같이 소송을 대리하게 됩니다.

 

변리사는 소위 기술을 보호하는 전문직입니다.

 

 

발명자가 특허를 받고 싶다고 찾아왔습니다.

특허출원절차를 대리해서 밟아줍니다.

그리고 특허를 받았는데....다른 업자가 특허받은 기술을 침해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해야 하는데.....특허를 출원하고 관리해서 특허권을 받아준 변리사에게 특허침해소송의 대리권이 없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대로, 특허침해소송의 대리권은 변호사만이 가지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심리, 침해여부, 사실상 소송을 변리사가 진두지휘하지만, 변리사는 소송대리권을 위해서 아는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수임료의 많은 부분을 주고 실질적인 소송대리를 의뢰합니다.

 

위의 2가지 경우....당사들은 물론 소비자들도 참 난감합니다.

 

 

대부분...의뢰인들은 이런 불합리한 법률서비스의 그늘을 알지도 못한 채, 고비용을 들여 분쟁절차를 진행합니다.

아마도 소비자들은, 이렇게 주먹구구로 소송을 하는 현행 법체계를 모르는 것은 당연할 뿐만 아니라, 담당 변호사와 담당 변리사가 어떻게 소송을 진행하는지도 모를 것입니다. 쉬쉬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이런 현실속에서 변호사가 기타 전문직과 동업을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것은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법률서비스가 강화된다고 볼 수 있어,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변리사와 변호사의 동업으로, 소위 말하는 원스톱서비스(One-Stop Service)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위와 같은 예처럼, 내가 수임을 했는데...나는 잘 모르니까.....니가 좀 도와줘라...돈 줄께...이런 불합리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아는 범위내에서 변호사와 변리사에 대해서만 설명하였지만, 기타 공인회계사, 세무사, 관세사 등 다른 직역의 전문직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변호사의 동업 허용, 그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그러나, 변호사가 기타 전문직 종사자와 동업을 하는 것에는 많은 제약을 둘 모양입니다.

일단, 공인회계사는 제외한다고 합니다. 더 돈많고 경영노하우가 훌륭한 공인회계사랑 하면 변호사가 갑을 못먹고 을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타 전문직과 동업시에 동업사무소 지분과 경영권의 2/3를 변호사가 가진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이에 대해, 공인회계사만 제껴두고 가는 것은 반쪽 효과만 있다.....2/3지분이면 다른 동업자는 거의 들러리일 수가 있다...이런 지적들이 있습니다.

 

FTA발효로 법률시장의 빗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한-유럽 FTA와 한-미 FTA 발효로 우리 법률시장은 3단계 순차적 개방을 앞두고 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자본을 가지고 세계 최고의 경영노하우를 가진 미국과 유럽의 대형 로펌들이 벌써 광화문 일대에 사무소 임대를 물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들의 변호사 등 기타 전문직 종사자들도.....경쟁력을 갖추고 대형화 내지 전문화 되지 않으면 그들의 공세에 모두 그들이 주는 달러를 받고 흐뭇하게 일하는 직장인으로 전략할 지 모릅니다.

전문직역간의 밥그릇싸움은 이제 그만.......고칠 것은 합리적으로 고치고...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외국로펌과의 결전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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