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정치이야기

타지 광주에서 예상하는 문재인의 호남대첩

71년생 권진검 2012. 8. 3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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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광주에서의 생활도 벌써 만 2년이 다되어 갑니다.

잠깐 해외에서 4년간 살던 시간을 포함해서 40년을 서울에서 살았고, 큰집이 있는 대전밑으로는 내려와 본 적 없는 삶을 살았지만, 운명인지...광주 여자를 만나서 애낳고 살다보니 이젠 이곳이 조금은 정답게 느껴집니다.

처음 광주에 내려왔을 때, 택시 기사님에게 "운림동이요" 그랬더니, 아저씨 왈 "서울에서 오셨구만" 하시더라구요.

울림동이라고 하지 않은 이상한 발음에 타지에서 온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장인어른도 호남지역에서만 40년 넘게 교편을 잡으시다가 교장선생님자리에서 은퇴하시고, 얼마전 돌아가신 만 100세의 처할머니 상을 치루면서 만난 아내의 친가와 외가 친척들도 모두 호남사람들 일색이었죠.

90년대 초 감명깊게 읽었던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의 주무대인 꼬막으로 유명한 벌교.

아내는 벌교성당에서 유아세례를 받았으니....20여년전 이미 만나기로 약속된 운명적인 만남이었을까요?

광주 만 2년차, 불혹을 넘은 나이에 친구사귀기도 어렵고, 그냥 성당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우리 4가족, 처갓집이 제 인간관계의 전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1년 6개월째 신부님 역시 호남출신인 성당의 작은 모임에서 40대~60대 10여명과 1주일에 한번씩 만나 술을 한잔 걸치는 것이 저의 술자리 문화의 전부입니다^

 

 

아직도 봇물터지듯이 나오는 5.18에 대한 생생한 증언들.

그리고...그 원흉들에 대한 욕설과 그 연장선상에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들 정도의 비난은, 작은 광주의 변두리 대포집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닐 듯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빗발치는 총알을 피해 차바닥으로 숨어들어갔던 긴박한 상황, 주위사람들의 죽음 등 비록 술자리이지만 생생하게 그려지는 그 모습속에 광주의 5.18에 대한 기억은 큰 아픔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느낌에 제가 미안할 정도였습니다.

광주사람들을 포함해서 호남사람들은 왜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을까요?

어제 광주 토박이 아내에게 물어봤습니다.

교사인 아내의 답변은 간결하면서도 훈화적이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호남사람들에게 어떤 존재인 줄 알죠?...노무현 전 대통령도 같은 편이라고 생각을 했던 거죠. 안철수 교수에 호남사람들이 열광하는 것도 우리편일 수 있다는 동족의식을 느끼기 때문이라니까요?"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그렇다면 승리의 방점을 찍을 민주당의 전북, 광주 경선은 어떻게 될까?

제 주위의 5060 형님들은 안철수 교수에 대해서 자세하게는 모르는 눈치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문재인 확정론(?)에서 벗어나 안철수 교수 이야기가 술자리에서 많이 나옵니다.

적극적으로 안철수가 되어야 한다거나 안철수를 찍어준다거나 그런 표현은 쓰지 않습니다.

제가 타지 광주에서 바라본 호남사람들의 마음은 이렇습니다.

너무 홀대 받았다...너무 살육당했다...그래서 DJ만을 믿었다...그리고 노무현도 밀어줬다...그러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MB는 쳐다보기도 싫다.....우린 우릴 구해줄(?) 사람이라면 경상도 사람이건 외국사람이건 밀어 줄 것이다.

KTX를 무궁화호처럼 타고 있는 호남선 vs KTX로 반나절 생활권이 된 경부선.

과학벨트까지 충청에 빼앗기고 망연자실한 광주와 전남.

박근혜 후보의 입인 이정현 최고위원이 700여표를 얻었던 4년전과는 달리, 수만표를 얻고 당선이 될 뻔할 정도로 많은 예산을 중앙에서 끌어와 광주에 헌납했지만, 광주사람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습니다.

 

 

서울토박이로서 2년째 광주와 주파수를 맞추고, 술자리에 가도 할 이야기가 없어 형님들이 내뱉는 푸념들만 꼿꼿이 듣고 있는 남편으로서, 캐나다에서 태어난 6살, 4살 두 아이들은 이젠 입만 열면 구성진 광주사투리가 술술 나와 미소짓게 되는 아빠로서 바라본 호남인심은,

완전 우리편이 아니더라도 우리지역 출신이 아니더라도, 우리를 건져 줄 사람, 그리고 될 사람을 밀어주는 그런 정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DJ의 후계자 노무현...그리고 그의 친구 문재인...광주에서는 어떤 손에 잡을 수 없는 그런 연결고리가 느껴집니다.

문재인 후보가 4연승으로 기세를 잡았지만, 전북(9만5천707명)과 광주전남(13만9천275명)의 선거인단 규모는 지난 4개지역의 선거인단보다 4배나 많다고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문재인 후보가 9월 1일 전북에서 5연승을 달리며 사실상의 승부를 마무리하고 광주전남 경선에서

호남대첩을 완성하고 실질적으로 민주당후보로 거의 결정될 것 같은 예감은 위에 언급한 내용 그대로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계승한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좀 섭섭했던 참여정부였지만 손학규 후보와 선동렬 감독처럼 한번 왔다갔다하지 않았던 꿋꿋했던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 후보.

전북에서 5연승을 거둔다면, 문재인 후보가 전국에서 한곳도 내주지 않고 전승을 거둘 가능성도 많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7월 5일 광주전남에서까지 승리하는 호남대첩을 완성한다면, 호남에서 무서운 지지세를 타고 있는 안철수 교수측도 런닝메이트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하기에 무척이나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것 같습니다.

이상, 조선일보 25년 구독, 광주 2년차 두 아이의 아빠의 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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