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일상이야기

극과극 베란다텃밭과 옥상텃밭의 최종 결말

71년생 권진검 2012. 10. 12.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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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광주 저희집의 베란다텃밭과, 서울 어머니댁의 옥상텃밭의 극과극의 상황을 비교한 적이 있습니다.

2012/07/20 - [그냥일상이야기] - 베란다 텃밭과 옥상 텃밭, 너무도 대조되는 결실

그 후, 추석명절을 끼고 3달 가량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주인의 부지런함과 게으름으로 선명하게 드러난 베란다텃밭과 옥상텃밭의 최종결말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간단하게 지난 7월의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고추는 열릴 기미도 안보입니다~

 

 베란다텃밭에 달랑 방울토마토 두알~~

 

 광주 저희집 베란다텃밭의 초라한 성적표.

그럼 서울 어머니댁의 옥상텃밭은 7월달,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토마토쥬스를 갈아먹을 정도로 무척 풍성한 수확이 있었습니다~~

 

 어마어마하죠?~

 

고추도 주렁주렁 대단했답니다.

옥상텃밭의 여러가지 자연적 환경의 우월함도 그 원인이겠지만,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자식을 돌보듯이 가꾼 옥상텃밭입니다.

귀차니즘과 중도포기의 광주 베란타 텃밭, 그리고 꿈과 정성과 사랑의 서울 옥상텃밭.

3개월 후의 운명은?

 

3달 후, 극과극 베란다 텃밭과 옥상 텃밭의 최종 결말은?

 

 그 운명을 다했습니다.

 

 사랑받지 못하는 자식이 비뚤어지듯이 모두 전사하고 말았습니다.

 

풍성한 결실을 주는 것이 아니라, 베란다 공간만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되어 구석지에 모셔서 있습니다.

한번의 실패를 딪고 내년에는 멋진 열매를 수확할 수 있을까요?

베란다텃밭의 주인인 제가 과연 이 황폐함을 떨쳐버리고, 지금부터 잘 준비하고 가꿔서 내년에는 멋진 수확을 얻어낼 수 있을까...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3개월 후, 더 풍성해진 옥상텃밭은 이렇습니다.

 

가지런합니다~

햇볕을 무럭무럭 먹고 자라지요.

 

풍성한 상추들.

 

배추도 심어졌습니다.

잘 자랄 것 같군요.

 

부추들도 열심히 자라고 있습니다.

옥상텃밭에서 김장김치를 담글 수도 있겠군요.

 

이게 황기라고 합니다.

왜 닭백숙 끓일 때에 넣는 그 한약재 비스무리한 그 황기^^

 

자세히 보시면, 콩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죠.

 

깻잎....너무 뻐셔서 아래와 같이 맛있는 부각으로 변신합니다.

 

9월 중순 경, 일때문에 서울에 올라갔다가 어머님과 허리가 끊어져라 찹쌀반죽을 입히고 햇빛에 말린 깻잎부각.

깻잎전이라고 해야 하나요?

앞면을 찹쌀반죽을 바르고 바짝 말린 후, 다시 뒷면을 발라서 또 바짝 말리는 고단한 작업.

거기에 통깨를 뿌리고 기름에 들어가서 이렇게 변신한....돈주고 살수 없는 멋진 추석 명절 별미가 되었답니다.

손가락 한번 꾸~욱 누르면서 잠시 쉬었다가 가겠습니다~~

그로부터 보름 후에 추석 명절 밥상에 올라온 깻잎부각.

뻐신 생깻잎은 바삭바삭하고 쌉쌀하면서도 달콤한 녀석으로 변신했습니다.

 

정성을 다한 이마의 땀의 결실은 이렇게 달콤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광주의 망한 베란다텃밭, 베란다밖을 탐나다가...

베란다텃밭에 수확물이 없다면.......꿩대신 닭~~

 

태풍을 이겨내고 엄청나게 열린 감나무.

어머니께서 내려오셨다가 흐뭇해 하시던..... 베란다밖에 손을 뻗으면 잡히는 감나무입니다.

 

흐미....베란다텃밭은 망했지만, 베란다밖의 감나무에서 희망을 걸어보다가...며칠 후....

 

아놔....누구야..누가 다 따서 갔냐고?

 

한톨도 안남아 있습니다^^

외국에서 서양사람들은 자기 먹을 것만 따는데, 한국사람들은 전멸을 시켜버립니다.

산딸기도, 블루베리도, 캐나다산 고사리도....

밴쿠버의 BC 주정부가 세운 것들 중에서 밴쿠버에 유일하게 있다는 한글 푯말 "고사리 채취금지"^^

아...내감...맛 좀 보게 하나라도 남기고 갈 것을...나쁜 서리꾼^^

경비 아저씨도 범인이 아니랍니다^^

제 잘못이죠.

베란다텃밭도 게으름으로 그 지경을 만들어 놓고, 베란다밖의 감을 땀방울과 정성 하나없이 날로 먹으려든 제가 도둑놈인 것 같습니다^

가을, 유난히 산과 들로 아이들과 많이 다니게 됩니다.

파란 나뭇잎, 알록달록해지는 경치, 짙은 강물색 등을 보고나면 웬지 순한 양이 되고, 자상한 남편, 멋진 아빠로 쪼~~금 변하는 것 같습니다.

올 겨울 잘 준비해서, 내년에는 멋진 베란다텃밭을 가꾸렵니다.

매일매일, 푸르름속에서 아빠도 두 아이들에게도 정서적으로 많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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