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부부이야기

아이 안낳고 사는 선배가 가끔 부러운 이유

71년생 권진검 2011. 12. 7. 07:30
반응형
한 10년 전, 사회에서 만난 마음씨 좋은 선배가 한명 있었습니다.
그때는 제가 미혼이었기 때문에 아이를 키운다는데 별로 감이 없었죠.
그 선배의 가장 큰 특징은 결혼을 했는데도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흘겨봅니다. "혹시....."

그러면 자신있게 대답하더라구요.

"우리 부부는 서로 신체적으론 아무 이상 없어!"

이 부부는 왜 아이를 안낳고 사는 걸까요?


각자 자기일에 충실하기로 하다




두 부부는 결혼 직후 바로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합니다.
총각인 그때나, 벌써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이나 저로선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보통 결혼을 하면 의례적으로 아이를 낳으려고 하고 1명이냐 2명, 3명이냐에서 고민을 하지, 아예 안낳고 살겠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었죠.
또한 아예 못낳는 사람들과 일부러 안낳은 부부는 하늘과 땅 차이죠.

두 부부는 서로 자기일에 충실하게 살기 결심을 했습니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던 부부는 자신의 일을 매우 아끼고 사랑했던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일을 하고 남는 시간에는 육아의 고통에서 벗어나 여행을 많이 다니자고 다짐을 했던 것입니다.


아이들 때문에 집앞 호프집조차도 못가는 신세



저희집은 아이들이 두명에 어리기까지 하니까, 아내와 집앞에 있는 호프집에 조차 가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가끔 어머니가 오시면, 애들 빨리 재워놓고

"어머니, 둘이 맥주한잔 하고 올께요. 애들 깨면 좀 봐주세요".............신나게 후다닥 둘이 나갑니다.
어머니..이런 아들과 며느리를 불쌍하다는 눈으로 바라봅니다.

한번은 잠든 두 아이의 머리 맡에 전화기의 스피커 장치를 해 놓고.....집앞에서 둘이서 소주한잔 하다가 스피커에서 들리는 아이 울음소리에 허겁지겁 집으로 달려들어온 경험이 있습니다^^
그렇게 먹는 술이 어찌나 달던지^^

몇살까지 키워놓아야.... 애들 신경 안쓰고 부부가 데이트를 할 수 있을까?.......아직은 암담하기만 하네요^^


NO 출산........거칠 것이 없어라



다시...그 당시의 선배는 아이가 없이 6년차 정도 되었던 걸로 기억이 됩니다.
육아에 쓰는 시간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육아에 드는 도 아예 없다보니.......술값 계산도 잘 합니다^^
게다가 맞벌이니까 경제적으로 무척 여유로워 보였습니다.

시간도 많은지라........보고 싶은 책도 마음껏 보고......최신영화에...........맛나는 외식까지....
결혼 후.....출산과 동시에 지금까지 우리 부부가 '꼼짝마 인생' 을 사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던 꿈속의 파라다이스였습니다.

거기에 하이라이트는...
1년에 두번...꼬박꼬박...세계여행^^
일본과 중국은 자기 집 드나들듯이 왔다갔다하고........여름특선으로 북미와 유럽여행을 가는 것을 보고 매우 인상적이게 느껴졌었고 부러워했습니다.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총각이었지만....매우 의아하게 생각해서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형....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요?"

잘라서 대답합니다........후회는 없다.....인생을 즐긴다....가볍게 간다^^
지금은 저도 결혼해서 두 아이의 아빠지만, 그 선배님 어떻게 살고 있나 궁금합니다.

수소문 하면 연락이 닿기도 하겠지만, 아이들도 놀기에도 바쁘네요.
아마도 후회하지 않고 두부부가 오손도손 이곳저곳 여행하면서 재미나게 사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혼은 남녀 모두에게 무덤인가



여자는 결혼까지는 괜찮은데.....애를 낳는 순간...........아줌마로 돌변합니다^^^

몸과 마음에서 처녀때 모습을 좀처럼 찾아보기가 힙듭니다.

남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결혼까지는 괜찮은데...아빠가 되는 순간.........등산....친구...취미생활.......혼자만의 시간....거의 힘들더라구요.

아이를 낳아서 키워 사람을 만들려면 10년은 족히 걸립니다.
문득, 그때 그 선배가 너무 부러워서 미칠 지경이죠^^




요샌...결혼자금이 없어서 결혼적정기의 남녀가 결혼을 못한다는 보도는 뉴스를 통해서 듣습니다.
결혼을 하더라도 출산과 양육은 엄두도 못낸다는 말들도 종종 듣습니다.

제 주위에는 40대, 50대 독신인 사람들도 꽤나 많이 있습니다. 외로워 보이는 것만 빼고 다들 잘 살고 있더라구^^

아이들을 키우는 과정과 시간
......................아이들로부터 받는 보람과 기쁨......


저는....... 두 아이들과 마냥 뒹글면서 행복하게 살렵니다^^
가끔씩 그때 그 선배가........부럽긴 하지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