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믿음이야기

가톨릭 신자의 눈으로 본 영화 엑소더스의 교훈

71년생 권진검 2014. 12. 12.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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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영화 엑소더스를 보았습니다.

운이 좋게 조조할인과 포인트까지....저렴하게 봤네요.

인터넷에는 정말 대단한 영화고수들이 많습니다.

감독과 배우에 대한 히스토리에서부터 꼼꼼하고 예리한 관찰력.....그러나 저는 영화에 대한 식견이 별로 없습니다만, 가톨릭 신자의 눈으로 본 영화 엑소더스 이야기를 한번 해보고자 합니다.

좀 색다른 영화평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영화 엑소더스....일단, 대단히 만족스러운 영화였고, 기대 이상의 감동을 받았다는 점에서 흡족했답니다.

 

 

모세의 기적, 구약성서에 나와 있습니다.

교회나 성당에 다니는 사람들은 신앙심에 비해 성경 또는 성서를 열심히 읽지 않습니다.

물론, 제가 다니는 성당 어르신들 중에는 새벽에 일어나 성서쓰기를 수년간 계속하시고 계신 분들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 크리스천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냥....뭐...해주세요....우리 아들 대학 붙여 주세요....건강하게 해주세요....청원기도만 매일 날리고 있는 셈이죠~

지난 주말 성당 소모임에서 들은 얘기입니다.

어떤 가콜릭 새신자가 계속 감사기도만 드리고 산다는 것이죠.

좋은 일이 있어도 '하느님 감사합니다'....나쁜 일이 있어도....'하느님 감사합니다'.....이러신다는 것입니다.

하늘의 하느님이 보면....참 보기 좋았다.....성서 말씀대로....참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해주세요....주세요....되게 하소서...간절히 바랍니다....이런 청원기도가 아니라, 감사기도가 개신교와 천주교의 기본 기도임을 우린 잊고 사는 것이 아닌지 돌아보는 계기가 됩니다.

영화 엑소더스에서도....모세는....고민을 거듭하면서 하느님과 논쟁을 벌이기까지 합니다.

답을 달라고 요구하는 모세.

나를 믿으라는 하느님.

기원전 1300년 전이나....지금이나 우리 신앙인들의 모습은 거의 흡사합니다.

 

 

내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대로 하소서....신약 성서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고민에 찬 예수님은 죽음이라는 잔이 비켜가기를 기도하시다가, 마침내 당신의 뜻이 아닌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로 순종합니다.

결국, 죽음과 부활은 예수님의 상징이 되자, 우리 모든 그리스도 교인들의 모든 것이기도 합니다.

영화 엑소더스에서 모세는....하느님의 뜻대로 하소서...하고 믿음을 가지지 못합니다.

약 1300살 차이가 나는 모세와 예수의 큰 차이점이 바로 이것이죠.

살다보면, 정말 일이 되지 않아도 너무 되지 않는다고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교회에 다녀도, 성당에 다녀도....예배를 매주 참석하건.....미사를 빼먹지 않아도....기도를 열심히 해도..... 내뜻대로 되지 않는 인간사가 너무 많다는 것이죠.

하느님의 뜻은 기다림을 전제로 합니다.

영화 엑소더스에서도 모세는 조급해 합니다.

한방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기다리라고 합니다.

이건 세례를 받고 견진을 받은지 4년째 되는 제가 요즘 많이 느끼고 있는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모든 인간사는 시간이 필요한 법.

기다리고 인내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죽었다가 깨어나도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요즘입니다.

개인적으로 4년의 기다림.....히브리인들의 400년보다 훨씬 더 짧은 기간이었지만....기다리는 자세는 하느님께서 무척 좋아하는 자세입니다.

참 보기 좋았다....이렇게 말씀하신다는 것입니다.

영화 엑소더스에서 모세는 조급해 하고 기다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나중엔 체념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기다림의 자세로 그분께서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자에게 반드시 선물을 내리신다는 것을, 홍해의 기적을 겪고 살아난, 모세의 표정과 대사에서 잘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끝은 시작인 법.....또 다른 고민이 모세를 괴롭힙니다.

가나안 땅의 기존 정착민들이 대탈출 엑소더스의 난민 40만명을 흔쾌히 받아 줄 수 있을 것인가?

또 다시 시작된 영화 엑소더스 속 모세의 고민처럼, 우리 현대인들도 하나 일이 끝나면 그 결과와 상관없이 또 다른 고민으로 빠져들게 되어 있습니다.

즐거운 고민으로 만드느냐, 괴로운 고민으로 엮어가느냐는 우리 자신의 몫이 됩니다.

똑같은 조건에서 한 사람은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 불평하지만, 어떤 이는 그것 자체만으로 감사하며 즐겁게 사는 경우를 주위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교수, 공무원 등 6남내에게 버림 받은 치매 어머님이 계시는가 하면, 60줄에 육체노동을 하면서 치매 어머님을 부인과 함께 밤낮으로 정성껏 모시는....하느님을 믿는.....그런 상반된 두 지인들이 있습니다.

나를 이렇게 장성하게 해주신 어머님이 내게 너무 고통스러운 존재가 될 수도 있는 반면, 그런 어머님이 나에게 운명이라고 받아들이고 순종하며 치매 어머님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그런 분들도 있다는 것이죠.

 

 

영화 엑소더스, 하느님 내린 재앙은 서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받은 벌입니다.

청소년기에 소위 미션스쿨이라는 기독교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

성경이라는 과목이 정규과목에 편입되어 있었고, 가끔 예배를 보러 전교생이 동원되기도 했습니다.

담치기(?)를 하여 동네 분식점으로 도망다니고.....그렇게 싫었던 예수쟁이들....성직자답지 않게 감정에 휘둘려 내 빰과 엉덩이를 후려쳤던 교목선생님과 맞짱(?)......

20여년 후....그 어떤 권유도 없었던 상황에서 스스로 걸어서 성당 문턱을 넘었던 4년 전.

제가 예수쟁이가 되어 있네요^^

개신교나 천주교의 교리...그리고 그 오래 전부터 성서가 담고 있는 진의....그런 것은 확실하게 잘 모르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가장 으뜸은 "서로 사랑하라" 이라는 확신이 견고하게 마음 속에 자리잡혀 있습니다.

 

 

영화 엑소더스에서 이집트인들은 노예 이스라엘 백성들을 서로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이집트인들은 하느님이 내린 그 으뜸(?) 교리인 "서로 사랑하라"에 반하는 행동을 함으로써 그 지독한 재앙으로 천벌을 받게 됩니다.

상대가 약하면 업신여기고, 나와 다르면 폄하하고 공격하고, 기득권을 잡으면.....마치 영화 엑소더스 속 이집인들처럼 잔인해지기 시작합니다.

1300년 전의 먼나라 이야기와 오늘 우리 사회의 모습은 왜 이렇게도 똑같을까요?

서로 사랑하라는 고사하고 백번 양보해서 다름을 인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최소한 정의롭고 공평한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요즘 국민들은 부자가 되게 해달라....잘살게 해달라고 때를 쓰진 않는 것 같습니다.

최소한 억울하지 않게 공평하게만 해달라고 하지요.

 

 

1년 대한민국 7만5천개 교회, 850만명이 내는 헌금이 17조 정도로 추정되는데 비과세......국가 재정 파탄난다고 공무원 연금은 후려치기...

요참에 좀 공평하게.....공무원들 억울하지 않게.....교회 과세...공무원연금개혁, 교원연금개혁, 군인연금개혁, 부자누진세 등을 패키지 상품으로 묶어서 처리했으면 하네요.

서민들은 다음달부터 4500원짜리 담배를 피우는데.....좀 여유있는 사람들이 양보하는 것은 어떨까요?

지난 8월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났던 교황은 평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누가 내뺨을 77번 때리더라도...한대 더 맞겠다는 각오로 서로 사랑하라.......

어쩌다 공무원 되는 사람들을 어공이라고 하더군요.

5급, 7급, 8급, 9급...어려운 필기시험을 통과한 필공 공무원 100만명과 그의 가족들을 포함해서 총 600만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이번 공무원연금개혁으로 큰 손해를 보게 되어 있습니다.

사회적 경험과 무관하게 다소 운이 좋게 어공이 된 청와대 3인방과 정체불명의 정윤회씨, 그리고 그 대척점에 있는 조모 비서관과 박지만 회장측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북미와 유럽의 유력 미디어가 대한민국을 여러가지 이유로 폄하하고 있습니다.

외교 하나만은 괜찮은 성적표를 받았다고 자부하는 현정부에 벼락같은 재앙이 아닐 수 없는 상황입니다.

대통령을 모시고 있는 비서관들과, 그 혈육인 친동생측이 대통령과 대한민국을 궁지에 몰아넣는 셈이죠.

그렇게 서로 미워하고 공격하는 것은, 불교 법명도 가지고 있고, 천주교 세례도 받았으며, 개신교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과도 크게 배치되는 행동들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죠.

대한민국 4대종교가 내세우는 자비와 사랑과는 영 어울리는 상황이 아닌 듯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영화 엑소더스 속 이집트인처럼, 힘이 약한 자사 승무원과 사무장을 무릎 꿇기고 책자 내던졌던 대한한공 여자 부사장님은 깊은 반성을 하고, 직원들에게 사과하셔야 맞을 것 같습니다.

청와대측이나 대한항공측은, 반성하고 회개하지 않으면 더 큰 재앙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듯 합니다.

 

 

가톨릭 신자의 눈으로 본 영화 엑소더스의 교훈은 아주 간단합니다.

"서로 사랑하라"

국가나 회사일들은 높으신 분들이 잘 헤아리실 것이고, 작게는 남편, 아내, 아들과 딸들 사이에 이 문구를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2배 이상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은 제가 하느님께서 주신 가장 큰 은총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영화 엑소더스 속의 모세 가족에게서도 이런 잔잔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괜찮은 포인트가 참 많았습니다.

사적으로 인생에 큰 변화가 있는 요즘.......마침 영화 엑소더스로...서로 사랑하라.... 다시 한번 깊이 마음에 새기게 되어, 개인적으로 좋은 영화를 만든 감독과 배우들에게 심심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좀 다른(?) 영화 관전평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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