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일상이야기

인사성 바른 동네 착한 이주노동자를 보며

71년생 권진검 2012. 8. 1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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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동네에는 유난히 이주노동자들이 많습니다.

중국어와 한국어에 능한 중국 출신들....동남아 아저씨들에...더러 흑인들까지..작은 공단이 있기에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자리를 잡고 살고 있습니다.

며칠 전...이른 아침...피부가 온통 짙은 갈색의 한 이주노동자가...나이가 지긋한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를 보고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젊은 엄마들도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를 소가 닭을 쳐다보듯이 뻣뻣한데...참 인상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자신의 아파트로 들아가는 도중, 자기보다 더 큰 자전거를 지고 계단에서 낑낑대는 어린 아이에게 흔쾌히 도움을 주려고 달려 들더군요.

참 인사성도 바르고 마음씨 착한 사람으로 보였습니다.

 

 

여자가 시내 한복판에서 봉변을 당해서..할아버지가 중학생한테 구타를 당해서 우린..헤꼬지를 당할까봐 좀처럼 나서지 않습니다.

남의 일에 참견해서 덕 볼 일이 없다는 것이죠.

캐나다에 잠시 머물러 있을 때에 몇가지 신선한 경험을 했었죠.

길거리에서 가만히 뭔가 골똘하게 생각하고 서있는데...한 백인 할머니가 다가 오더니..."Are you OK?...이봐..괜찮냐?...웃으면서 괜찮다고 하니까...웃으면서 인사하고 스쳐 지나가더군요.

무쟈게 다문화가 정착된 캐나다이기도 하지만...아침에 길거리에 만나는 사람들,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피부색과 상관없이.....웃으면서 "Good morning" 하면서 서로의 기분을 돋구어줍니다.

여기 대한민국에서는...아파트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아침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서로 뻘쭘한 어색함과 비교하면 좀 부럽기도 한 점입니다.

우리나라 이주노동자들의 자녀들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학교나 동네에서 왕따 당하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많이 어려운 나날을 보낸다는 보도를 종종 접할 수가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교육환경에서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은 외국에서 나가서 비교적 원만한 학교생활을 하는 것을 자주 봅니다. 피부가 황색이라고 놀림을 당하거나 그런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사회적 최상위 계층으로의 진입을 욕심부리지만 않는다면....피부색에 상관없이 다 똑같은 우리 의식을 가지고 살 수 있는 선진 다문화사회가 부럽죠.

우린...외국인..이주노동자를 길거리에서 보더라도...한번 두번...힐끗 뒤를 돌아봅니다.

필리핀..태국..쓰리랑카....저 사람은 어디 출신일까....내기를 하는 중학생들도 보았습니다.

서울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

"동네 40살훌쩍 넘은 남자가 3000만원에 필리핀에서 20살이나 어린 여자를 사다가 결혼해서 살았는데...구타와 강압적인 성착취로 3년만에 도망을 갔다더라..."

그 젊은 결혼이민자가 남긴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오빠가 무서워요..."

 

한국의 외국인 수가 140만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울산광역시 시민수보다 많다고 합니다.

정부가 체계적인 시스템을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법적..제도적인 것보다 우리들의 마음을 먼저 그들에게 열어주는 것은 어떨까요?

4년간 백인 코쟁이들에게 받았던..캐나다에서 좋은 기억 때문에...여기 한국에서 흑인이건..동남아이건...그들을 바라보는 우리 가족의 눈빛은 약간은 애틋합니다~~

아래층에도 국적모를 이주노동자가 사는데....저녁 9시 넘으면...6살, 4살 두 아이는 절대로 뛰는 법이 없죠~

일요일에는 그들만의 문화인 듯....시끄러운 어색한 가락의 음악...고성...으로 온 아파트가 시끌시끌하지만..아무도 신고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마치 그들의 애환을 이해한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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