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부부이야기

성질 급하고 화내는 부모, 교육에는 빵점

71년생 권진검 2012. 12. 2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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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는 6살 아이가 산타크로스 할아버지에게 선물받은 블럭완구를 조립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막내는 혼자서 뒹굴거리면서 놀고, 엄마는 잠깐 외출....저와 6살 첫째가 함께 하는 시간이었죠.

큰 블럭부터 손톱보다 더 작은 블럭까지....아이는 하나하나 맞춰나가기 시작했죠.

옵져버로 지켜만 보던 저는 아이가 도움을 요청할 때만 나섰습니다.

메뉴얼에 나온대로 하나하나 맞춰나가다가 실패하고 깨지고, 다시 조립하고 그런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맞추려고 하는 블럭의 완성차는 쓰레기차였습니다.

중반전에 다다르자 조금 어려워지고, 요~렇게 지켜보던 제가 몇마디 거들려고 했습니다.

순간, 아이가 엉뚱한 방향으로 조립을 해나가기 시작합니다.

 

 

잘 안되는지 얼굴을 벌게진 6살 첫째.

그러다가 짜증을 내가 시작합니다.

그래서 제가 조금 하이톤으로 말했습니다.

"아빠가 뭐라고 했어. 메뉴얼 책자랑 똑같이 조립해야 된다고 했지. 왜 니맘대로 아무렇게나 조립해?"

아이가 쳐다 보지 않고 대답을 합니다.

"그런데, 왜 아빠가 나한테 화를 내?"

"내가 언제 화를 냈어?"

그랬더니 아이말은 걸작입니다.

"아빠 목소리에 화가 들어 있구만 뭐....."

뜨끔하더군요^^

조금 더 기다려 줄 것 그랬습니다.

아이는 전열을 가다듬으면서 또 명언을 쏟아냅니다.

"최선을 다하면...계속 하다보면 안되는 것이 없지"

 

문제를 대신 풀어주는 부모도 있답니다.

취학 전이건 취학 후이건 레벨테스트와 각종 검사에서 정답을 맞추면 유리한 상황이 많이 있습니다.

자식이 어벙거리면서 문제를 잘 못풀 때에는 성질급한 엄마가 대신 문제를 풀어버리는 것을 종종 직간접적으로 보거나 들을 수 있습니다.

"넌 이것도 모르냐 이 맹추야!"

답안의 마킹을 엄마가 합니다.

왜....경쟁에 이기기 위해서......왜....영재판정받기 위해서....왜....엄마 성질 급해서 숨넘어가기에....

우리 엄마는 도대체 왜 그럴까....

정보사령관을 방불케하는 정보로 아이들의 과외 내지 학원은 엄마가 먼저 신청하고 아이들은 엄마가 짜놓은 스케줄처럼 기계처럼 움직이는 일상생활을 합니다.

뒤에서 뭐가 쫓아 오는 듯한 불안감, 내 아이가 경쟁에서 뒤질 것만 같은 불안감 등이 부모를 학부모로 만든다고 합니다.

이런 성질 급한 엄마에게 대들기라도 하면, 엄마 왈 "야! 나 좋으라고 그러냐...다 너희 인생에 도움이 되라고 그러지...엉!!!"

 

 

취학 전 6살, 며칠만 있으면 7살이 되는 첫째 아이.

유난히 화내는 것을 싫어합니다.

화가 날 때, 짜증을 심호흡으로 두번 꿀꺽 마시고 말을 해도 금방 알아채리는 재주가 있습니다~

며칠 전에 전남 곡성 기차마을을 다녀왔는데.....돌아오는 길에 차안에서 엄마에게 혼나고 이런 말까지 합니다.

"장군이랑 내가... 엄마와 아빠 마음에 안들면 우리는 여기에다가 버리고 가라구....엉엉..엉.."

얼마 안 있으면 이제 7살이 되는 첫째 아이...그 어려운 블럭완구도 모두 조립하고... 입도 야물어지고....2013년은 어떤 한해로 아이들과 함께 보낼 것인지 좀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아이들 때문에 성질 좀 죽이고, 화낼 일에 다독거리면서 타이르고....그렇게 살아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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