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법률이야기

미드 자막 저작권침해 고소와 비정상의 정상화

71년생 권진검 2014. 7. 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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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방송사들이 한국에서 미드 자막을 불법으로 유통시킨 미드 자막제작자들을 저작권침해로 고소하는 사태가 벌어져 관련 업체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저작권법상 저작권침해와 관련된 이 고소건에 대해서 법감정과 국민감정사이에서 말들이 많습니다.

모 인터넷매체 기자가 제가 다른 블로그에 포스팅한 글에 댓글을 달면서 약간의 논쟁이 있어서 다시 한번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무형의 지적재산인 저작권에 대한 관대함, 그리고 비정상의 정상화

요약하면, 저는 관행이었다는 논리로 불법행위를 감싸려고 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라 전체가 비정상의 정상화라며 국가를 개조하자고 하는데, 이번 미드자막 저작권침해 고소건도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그 해결책과 대응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직사회의 부패 중....횡령, 뇌물보다 더 위험한 것은 백색부패라고 합니다.

과도한 선물수수, 관행인 급행료....누구도 처벌하라고 말하지 않는 부패의 유형이죠.

이런 관행이 우리 DNA에 박혀 있는 한, 국가개조도 관피아 척결도 결코 쉽지 않습니다.

같은 논리로, 이번 고소건도 마찬가지죠.

관행적으로 그냥 한글자막을 만들어 인터넷에 유통했다.

불법인 줄은 알지만...다 그렇게 하고 있고....아주 오래되었다.

이제와서 왜.....저작권 주장인가?

이런 논리죠.

 

 

미국 권리자들의 저작권침해 고소는 신의칙에 반하는가?

권리를 행사하려면 처음부터 했어야지....왜 이제서야 난리냐?

작금의 미드시장은 미국에서 미드가 방영되면 영문자막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한국에서 한글자막이 작성되어 웹하드업체 등에서 쉽게 다운로드를 받을 수 있죠.

아주 오래된 현상이죠.

가만히 있다가.....상대방에게 그래도 된다는 인상을 풍기다가...기습적으로 형사 고소를 하는 것이 법적으로는 몰라도 도덕적으로는 비난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논리도 좀 궁색해보입니다.

애플과 삼성의 특허전쟁에서 볼 수 있듯이, 지적재산권에 대한 분쟁은 고도의 머리싸움이죠.

 

 

싸움의 본질은 돈....Money....그 자체입니다.

저작권에는 성명표시권 등 저작인격권도 있지만......기업체들을 아우성을 치는 이유는 모두 깽값 '돈' 문제로 귀결된다는 것이죠.

사냥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기다리는 암사자와 같다고 해야 하나요?

상표권이나 저작권이나 많이 침해하고...널리 널리 침해해라....시장을 더 키워라....이런 심정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것이죠.

일정규모 이상의 침해행위가 벌어지고 돈되는 상황이 확산되면....그때서야 무섭게 달려드는 것이죠.

거액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려거나, 남이 만들어 놓은 시장을 통째로 삼켜버리기에는 이런 기다림의 미덕만큼 달콤한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미국 방송사들이 한국의 미드시장을 어떤식으로 재편하려고 하는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다만, 그들은 탱탱한 열매가 먹기 좋게 익기까지 기다렸다는 것이죠.

관행은 무슨 관행....대한민국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국가목표로 삼는다는데....법대로 하자는 것이죠.

돈....돈 내놓으라는 소리죠.

 

 

양질의 인류문화의 확산을 위한 선의로 보고 싶다?

물론, 저작권법 제1조 목적규정의 최종 목표는 문화발전입니다.

학자들은 세계의 문화발전이 아니라 자국의 문화발전으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저작권자의 보호와 저작물의 자유로운 이용.

보호와 이용을 적절히 조화해서 문화발전에 이바지함을 그 목적으로 하죠.

그러나, 저작권법은 저작권을 보호하는 경향이 매우 강한 법이죠.

Intellectual property....지적재산권.....그 보호 논리는 서양 사람들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죠.

베른협약, 저작권 조약 등 국제조약으로 거의 모든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규정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미국은 중국 또는 한국은 지재권 감시대상국으로 분류했다...풀었다를 반복하면서....거의 통상압력 수준으로 자국의 저작권 등 지적재산권을 강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죠.

한미FTA에 발효에 따라....저작권은 저작자의 사후 50년까지 보호되고 있다가.....사후 75년으로 연장까지 될 정도로 미국사람들은 저작자의 보호에 목을 걸고 있죠.

문화선진국이......돈....을 타겟팅으로 통상압력을 넣고 있습니다.

이번 미드 자막 저작권침해 고소건으로 국민 여론이 별로 좋지 않더라도, 그들은 약간의 눈치는 보겠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배를 채울 것입니다.

미국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누가 비정상이고....누가 정상일까?.....고개를 갸우뚱할 것이 분명하죠.

그들의 합리적인(?) 저작권의 대한 관념은 대한민국에서 미드문화가 확산되는 선의의 장점에는 관심이 없을 듯 합니다.

 

 

생계형 미드자막제작자들....제일 문제입니다.

국내 케이블방송은 아주 오래된(?) 미국 드라마들을 합법적으로 유통시키는 것 같고,

웹하드업체들은 미드가 아니더라도 다른 먹거리들이 많을겁니다.

문제는 따끈따끈한 한글자막을 제작했던 분들이 만약, 생계형 작업의 일환으로 그런 행위를 했다면 그들의 미래가 참 걱정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 개인...한 가족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것은 저도 가족을 꾸리고 사는 사람이라 좀 그렇습니다.

게다가 이번 고소건으로 기소가 되면 적잖은 벌금형에 처해질텐데...여러가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하루 아침에 갈아엎는 것이....그 취지상 상책일지.....하책일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고 싶네요.

좋은 방향으로 출구전략이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어야

한때, 소설저작권에 대해서 저작자와 네티즌 사이에 고소공방이 유행했었죠.

내 소설이 웹하드업체에서 100원에 다운로드된다면.....어문저작물을 쓰는 소설저작권 저작자는 어떤 생각이 들까요?

경제적 피해는 고사하고 극단의 자존심싸움으로 치달은 케이스도 더러 목격했었습니다.

사과하면 고소를 취하해주겠는데...미안하다라는 한마디가 없었다.....뭐..그런 스토리죠.

지금은 어엿한 변호사로 미국에서 활동 중인 죽마고우가 이런 고백을 한 적이 있습니다.

로스쿨시절, 서양친구에게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무심히 나도 좀 빌려주라라고 했다가 망신을 당한 것이죠.

"너도 돈을 내고 사서 쓰라"

순간, 내 친구는 얼굴이 빨개지고...아.....많이 다르다......인식이.......이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백만원 미만의 조립PC를 사도,

"아저씨, 한글...워드....포토샵...엑셀...다 깔아주세요"

이러죠^

이번 미드 자막 저작권침해 사건에 대해 소수 의견이 있습니다.

"돈 내고 보자"

미국이 우리나라 바라보듯이,

우리도 동남아시아나 이슬람 국가들을 바라볼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한류드라마, 한국영화, 한국 K-POP....돈 내고 자막달고......돈내고 다운받아라...

타문화지역에서도 경쟁력있는 양질의 콘텐츠제작이 더더욱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심형래 감독이 미국에서 후속작 디워2를 제작한다는데.....미국 등 전세계에서 대박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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