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외국이야기

비보호 좌회전, 캐나다 경험에 대한 생각들

71년생 권진검 2015. 3. 21. 07:05
반응형

비보호 좌회전.

정확하게는 비보호 겸용 좌회전 신호체계가 확대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양방향 직진신호시 반대편 차선에서 오는 차량은 없는데.....좌회전 신호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그냥 멀뚱거리며 기다리게 됩니다.

이러한 적폐(?)를 제거하기 위해서 비보호 좌회전, 정확하게는 비보호 겸용 좌회전 제도가 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교차로 신호대기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시범적으로 이를 증명함으로써 자신감을 얻는 것 같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우리는 비보호 좌회전으로부터 안녕할 수 있을까요?

캐나다에서 경험한 비보호 좌회전에 대한 소회와 함께 몇가지 적어보기로 합니다.

 

 

비보호 겸용 좌회전 신호체계란?

교차로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으면 좌회전을 하되, 직진 신호에서도 반대편 차선에 직진하고 있는 차량이 없는 경우,

또한....아주 쩌.....기에서 오고 있어서, 내가 좌회전을 하고 나서 한참이 지나서야 그 차량이 교차로에 도달할 것 같은 판단이 드는 경우에,

좌회전 신호가 없어도 파란불 직진신호에서도 좌회전을 해도 교통법규 위반이 아닌 것은 바로 비보호 겸용 좌회전 신호 체계라고 합니다.

교통선진국에서는 이런 비보호 좌회전 방식이 아주 보편화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통사고 공화국인 우리나라에서 이런 비보호 좌회전에 대해서 낭만적인 장점만을 들면서 확대시행해도 될까요?

좀 망설여지는 이유는 뭘까요?

 

 

좌회전 신호가 없는 비보호 좌회전의 스릴

좌회전 겸용 비보호 좌회전의 형님뻘인 좌회전 신호 없는 비보호 좌회전도 있습니다.

제가 회사 앞 교차로에서 회사 정문으로 들어가려면, 좌회전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24시간 좌회전 신호는 들어오지 않고, 비보호좌회전이라는 교통표지판만 덩그라니 붙어 있습니다.

직진신호시, 반대편 차량이 없으면 좌회전해서 회사로 꼴랑 들어가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매번...쉽지가 않습니다.

반대편에서 오고 있는 차량의 속도와 거리를 가늠하는 것도 그리 녹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요즘은 교통량이 무척 많아져 좀처럼 찬스(?)를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파란불에 좌회전이 여의치가 않는 관계로 그냥 냅따 기다렸다가 파란색과 빨간색 신호 중간에 켜지는 노란색 신호에 과감하게 좌회전을 결행하는 때가 가끔 있습니다.

이러면 욕을 먹기 일쑤이죠.

운전실력이 익숙하지 못한 내라고 할 지라도 후다닥 비보호 좌회전을 해줘야.....카레이서 출신의 우리 회사 동료도 빨리 비보호 좌회전을 성공시켜야 회사에 지각하지 않기 때문이죠.

내가 버벅거리면.....뒷차량들이 몇분을 더 기다려서 다음 신호에 또 다시 비보호 좌회전에 도전할 수 있기에 민폐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좌우간...처자식 먹여살리기 위해서 회사 정문에서 좌회전 하는데도...참...약간의 스릴을 느끼는 매일의 일상입니다^

 

 

당황하지 말고?......캐나다의 경험 "어찌 합니까?"

그래도 저는 캐나다에서 좌회전 신호가 없는 비보호 좌회전을 5년쯤 경험하고 왔기에, 저보다 더 초보이고 당황하는 운전자들보다 나을 것이 확실합니다.

비보호 좌회전도 여러번 하다보면 센스가 느는데, 캐나다에서 5년동안 밥먹듯이 비보호 좌회전을 하며 살았던 경험 많은 베테랑이기에 룰(?)과 상대방의 움직임 포착에 촉이 좋다는 것이죠.

처음, 좌회전 신호가 왜 없어?

캐나다에서 처음 많이 당황했습니다.

오랜 캐나다생활에 익숙했던 아내가 놀리기까지 했습니다.

 

 

파란신호등에서 좌회전을 하는 것이 비보호 좌회전인데....태어나서 한번도 해본 적이 없기에 이제나 저네나 틈을 보지만, 영 자신이 생기지 않아서 그냥 또 빨간불을 맞이하곤 했기에, 이때 이렇게 해!.....아내로부터 코치를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다행히 캐나다에서는 쉽게 경적음을 쓰지 않지만, 한국에서 비보호 좌회전에 익숙치 않은 운전자나, 운전을 한지 얼마 안되는 초보 운전자들...그리고....교통표지판을 평소에 잘 보지 않고 그냥 핸들링만 하는 그런 운전자들은,

아마도 비보호 좌회전 때문에 몇번의 봉변을 당하는 것은 감수해야 될 것입니다.

내 바로 뒤에....성질 급한 베테랑 운전자나 택시기사가 대기하고 있으면, 곱게 기다려 주지 않을 것이 분명한 것이 한국 운전 20년의 산경험이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당황하지 않고....척척 비보호 좌회전을 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리라는 판단입니다.

 

 

비보호 좌회전, 배달 민족들(?)의 위협과 위험

비보호 좌회전에서 위험한 상황이나 갈등을 초래할 상황은 부지기수로 많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고 걱정이 되는 것은 바로 배달오토바이들의 활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도 배달오토바이들은 빨간불에도 좌회전을 하고, 역주행에.......짜장면과 피자가 채 식기도 전에 배달을 완료해야 되기 때문에 무조건 달려야 합니다.

합법적인 비보호 좌회전이 무척 반가울 듯 합니다.

비보호 좌회전이 사실상 금지되어 왔던 지난 날, 우린 TV를 통해서 아주 생생하게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교차로에서 정면충돌하는 영상을 자주 보아왔습니다.

비보호 좌회전은 단순 추돌사고나 접촉사고가 아닌, 대형 정면충돌사고를 예정하고 있는 위험한 제도입니다.

단지 교통량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선진기법이기는 하지만, 교통사고 공화국, 교통사고 사망률 1위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비보호 좌회전이 불러올 부작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버스와 트럭, 그 다음으로 운전에 위협을 주는 오토바이.....비보호 좌회전....글쎄요..

 

 

비보호 좌회전, 당신은 안녕하실겁니까?

캐나다에서 비보호 좌회전을 밥먹듯이 하며 살면서 느낀 점은 직진차량의 주행에 절대로 방해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정말 반대편 차량이 아주 조그맣게 보일 때.....내가 충분히 좌회전을 하고도 남을 때 비로소 비보호 좌회전을 합니다.

한국에서 난폭운전을 하던 사람들도 이상하게시리.....캐나다에서는 얌전하게 운전을 하는 것을 종종 볼 수가 있는데, 이는 도로교통법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합의나 교통문화에 한국인들이 동화되고 있는 것으로 결론 지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신호등이 고장난 대형 4차로나, 비보호 좌회전 교차로에서 교통사고가 난 것을 단 한번도 목격한 경험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교차로 직진 꼬리물기, 교차로 좌회전 꼬리 물기로 아침 출근길과 저녁 퇴근길은 아주 아수라장이 되고 맙니다.

비보호 좌회전, 운전실력에 따라 개인차가 너무 큰(?) 기술입니다.

반대편에 오는 차량이 아예 없을 때에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내가 바쁠 때....무리하게라도 좌회전을 하고 싶을 때......배달통에 담긴 짜장면이나 피자가 채 식기도 전에....비보호 좌회전을 버뭇거리는 초보 아줌마 뒤에 택시기사가 2순위인데도 불구하고 비보호좌회전을 감행할 때.....반대편에서 멀리서 직진하고 있는 차량의 속도가 내 생각보다 훨씬 빠른 것을 뒤늦게 알아차릴 찰나에....어떤 상황이 벌어질까요?

 

보험회사 곡소리가 나지 않을까.....심히 걱정이 되는 부분입니다.

비보호 좌회전, 당신은 안녕하실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교통사고 급증에....파란색 신호 받아 주행하는 직진 운전자들도 허겁...브레이크 밟아야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오토바이 특히 조심... 정면충돌만은 피합시다~

 

반응형